[DA:인터뷰] 차가운 체리 “한 번 들으면 100번 듣게 할 자부심 있다”

입력 2017-04-19 1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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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체리, 사진=차가운 체리 측 제공

밴드 차가운 체리의 첫 정규앨범의 타이틀은 ‘Jamais Vu’(자메뷰)이다.

자메뷰는 데자뷰와 반대되는 현상으로, 익숙한 광경이나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 ‘자메뷰’라는 타이틀은 차가운 체리의 이번 정규 앨범을 정확히 설명한다.

김빨강은 “(이번 앨범을 통해)지금까지의 차가운 체리와 비슷하지만 달라진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번에는 진짜 새로워진 것도 있다. 항상 우리끼리 했는데 홍찬미와의 듀엣곡도 있고 래퍼 테리의 랩 피처링도 있다. 그런 눈에 보이는 달라진 점도 있긴 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현진은 “우리는 계속 봐준 팬들에게는 자메뷰이고, 잘 몰랐던 사람에게는 데자뷰인 거 같다. 모든 작업이 우리 기준으로 하는 작업들이다보니 우리끼리는 새롭고 그랬는데, 다른 3자가 볼 때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차가운 체리가 익숙함 속에 새로움을 시도한 이유는 ‘Jamais Vu’(자메뷰)가 차가운 체리의 7년 만의 첫 정규앨범이기 때문이다.

김빨강과 유현진은 “7년 만의 첫 정규다. 그동안 싱글이나 미니로 나왔는데 뮤지션으로서 정규앨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이번 앨범은 7년간 성장하고 발전한 부분의 집합체다”라며 “그동안 명함 같은 앨범이 없었는데 이번에 나온 거 같다”라고 ‘Jamais Vu’(자메뷰)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

애정 어린 앨범인 만큼 당연히 퀄리티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김빨강, 사진=차가운 체리 측 제공


김빨강은 “전곡이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30곡 정도를 작업했고 그중에서 미니앨범으로 나오면 타이틀이라고 생각하는 10곡을 넣었다. 그중에서도 ‘나는 너였어’를 타이틀로 한 건 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우리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정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환상통’은 서브 타이틀인데, ‘통 시리즈’가 계속 나올 거다 우리 곡중에 ‘성장통’이 유명해서 제목을 일부러 ‘환상통’으로 했다. ‘환상통’도 광주 MBC 드라마 OST에 들어갔다. ‘통 시리즈’를 차가운 체리의 브랜드화하고 있다”라고 환상통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정규앨범이 나왔으니 자연스럽게 공연 활동을 펼쳐야하겠지만, 차가운 체리는 경인방송 ‘박현준의 라디오가가’에 나와 “이후 라디오 프로그램과 페스티벌에 나가지 않겠다”라고 선언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이에 정말로 출연하지 않을 생각이냐고 묻자 이들은 “번복한다. 반성하고 있다”라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

유현진은 “페스티벌 나갈 거다. 번복하는 거다. 처음에 (농담으로)‘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안나간다고 했는데 페스티벌 나간다고 하면 배철수 선생님에게 죄송해서 그리 말한 거다”라고 사정을 밝혔다.

김빨강도 “방송 듣고 반성하고 있다”라고 급히 뉘우쳐 웃음을 자아냈다.

실제로 차가운 체리는 4월에 단독 콘서트와 함께 이후 방송과 축제 일정이 잡혀 있는 상태다.

유현진은 “우리 음악 자체가 즐겁게 해주기보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편이라 페스티벌 무대가 더 어울리지 않나 싶다”라고 말해 활발하게 페스티벌에 나갈 것을 거듭 강조했다.

유현진, 사진=차가운 체리 측 제공


페스티벌은 페스티벌이고, 일단 가장 눈앞에 닥친 공연은 4월 23일 레드빅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정규 1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이다.

콘서트에서의 첫 번째로 즐길 건 당연히 음악이겠지만, 또 한 가지 꼭 알리고 싶은 게 차가운 체리의 유쾌함이다.

감성적인 음악으로 인해 사뭇 진지해보이기까지한 차가운 체리지만, 이들은 실상 개그욕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듀오로 이날 인터뷰에도 이런 개그 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일례로, 예명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 김빵강은 “우리가 안 유명할 때 공연장에 갔는데 차가운 체리라고 하니까 보안요원이 ‘최관철 씨요?’라고 명단을 찾더라. 그래서 팬들이 놀릴 적이 있다”라고 에피소드를 말하자 유현진은 “내가 예명을 최관철로 바꿀까한다. 앞으로 나를 최관철이라고 해 달라”라고 맞받아치는 유쾌함을 보여주었다.

또 유현진은 이름으로 인해 야구 잘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야구 안 좋아한다. 축구 좋아한다. 야구는 어렸을 때 치어리더 보러 한 두 번 갔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는가 하면, 김빨강은 “처음에 밴드명이 뜨거운 감자를 따라한 거냐고 들었다. 예전에 뜨거운 감자, 차가운 체리, 달콤한 소금 그런 밴드를 모아 페스티벌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하는 엉뚱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감성적인 음악만을 생각하고 차가운 체리의 공연을 간다면, 큰 웃음을 안고 돌아올 수도 있을 정도다.

차가운 체리, 사진=차가운 체리 측 제공


물론 그렇다고 차가운 체리가 주구장창 흰소리만 늘어놓는 가볍고 진정성 없는 밴드라는 건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누구보다 자신들의 음악에 자부심이 넘치는 밴드이다.

김빨강은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을 정말 좋아한다. 우리 노래니까 그럴 수 있지만, 방송 관계자도 그렇고 한 번 들어본 분들은 ‘잘 만들었다 좋은 거 같다’고 얘기를 하더라. 한 번도 그런 얘기 안하던 분들까지도 그리 말하고 팬들의 분위기가 달랐다. 한번만 들어보길 바란다. 그럼 100번 듣게 될 거라는 자부심이 있다”라고 뿌듯해했다.

나아가 유현진은 “(주위에서)트렌디한 걸 하라고 하는데, 그건 오답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걸 집어넣는 게 능력일 수도 있지만 제대로 새로운 걸 하는 건 과욕인 거 같다. 지금은 갖고 있는 걸 더 잘 갈고 닦아야할 거 같다. 트렌디한 걸 따라가다 보면 나는 사라지는 게 아닐까 싶다. 의견은 듣겠지만 행동은 못할 거 같다. 나쁘게 말하면 자신이 없고 좋게 말하면 (우리를)지키고 싶다”라고 차가운 체리가 가는 길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빨강은 “우리 누나가 장기하를 좋아하는데 ‘너네도 이런 음악 해보라’고 한다. 그럼 난 ‘그냥 그 노래를 들으라’고 답한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서 그러는 것 같은데, 우리는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라고 차가운 체리는 차가운 체리의 음악을 하기에 차가운 체리라는 것을 강조했다.

한참 진지하게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차가운 체리지만 마지막은 역시 유쾌함으로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를 묻자 유현진은 “우리나라 5000만 명이 한 번씩만 우리에게 3분씩 투자하면 우리의 투잡은 없어질 거다”라고 부탁인지 희망사항인지 모를 말을 남기며 차가운 체리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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