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유도훈 감독 “날 믿어준 구단에 우승으로 보답해야죠”

입력 2017-04-21 05:45:00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와 14일 3년 재계약을 했다. 이번 재계약으로 유 감독은 한 팀을 10년 넘게 이끄는 ‘장수 사령탑’이 됐다. 사진제공 | 전자랜드

■ 전자랜드와 3년 재계약 유도훈 감독

“켈리의 부진은 내 잘못…확실한 빅맨 검토 중
선수육성 완성 단계…이젠 우승 플랜 짤 차례”


전자랜드 유도훈(50) 감독은 KBL 역대 2번째로 한 팀을 10년 넘게 지도하는 장수 사령탑이 됐다. 유 감독은 14일 전자랜드와 3년 재계약을 했다. 2009년 여름 코치로 전자랜드와 인연을 맺는 그는 2009∼2010시즌 도중 감독대행을 맡았다. 2010∼2011 시즌 정식 사령탑으로 승격된 뒤 2차례의 재계약을 통해 2019∼2020시즌까지 팀을 지휘하게 됐다. 유 감독은 정식 사령탑으로 취임한 2010∼2011시즌부터 5시즌 연속 전자랜드를 플레이오프(PO)로 이끌었다. 2015∼2016시즌에는 정규리그 최하위의 수모를 맛봤지만, 2016∼2017 시즌 정규리그를 6위로 마치고 다시 PO 무대를 밟았다. 삼성과의 6강 PO(5전3승제)에서 5차전까지 치르는 명승부를 연출했지만, 주전들의 연쇄부상으로 아쉽게 4강 PO행은 이루지 못했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자, 유 감독의 지도력을 인정한 전자랜드 구단 수뇌부는 재계약으로 화답했다. 6강 PO 이후 쉬면서 다음 시즌 구상에 들어간 유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요즘 어떻게 지내는가.

“그동안 못 만났던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는 등 쉬면서 다음 시즌에 필요한 것들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군에 입대하는 선수,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외국인선수 대상자 물색 등 여러 부분을 구단과 상의하고 있다. 외국인선수 선발을 위해 많은 팀이 일찍 해외로 나갔는데, 우리는 6강 PO를 치르느라 시기를 놓쳤다. 조만간 일정을 확정해 둘러볼 생각이다.”


-전자랜드와의 인연을 3년 더 이어가게 됐다.

“전자랜드에서 오래 있긴 했다(웃음). 현재 소속선수 대부분을 내가 뽑았다. 그런데 7∼8년 있으면서 우승을 못했다. 전자랜드가 오랫동안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컸다. 그래도 (구단에서) 기회를 준다고 해 다시 해보기로 했다. 이번 시즌 외국인선수를 잘못 뽑은 것도 내 탓이 컸는데, 구단은 이해해줬다. 어려운 결정을 해준 만큼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사진제공|전자랜드



-6강 PO를 치르는 과정에서 다른 팀의 제안을 받았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 소문이 내게도 들려와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난 모르는 일이다. 사실 이번 시즌을 치르는 중간에도 단장님이 계속 함께하자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시더라. PO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뭐라 대답할 순 없었다. 6강 PO를 마치고 납회식을 겸해 점심식사를 하면서 구단과 (재계약을) 얘기하게 됐다.”


-재계약 시 코치들의 계약을 더 챙겨달라는 얘기를 했다던데.

“코치들은 참모 격이다. 내가 하는 감독이라는 직업은 결정권자다. 좋은 결정을 하기 위해선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을 코치들이 다 하는 것이다. 이번 시즌 성적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오는 과정에서 코치와 팀 스태프의 역할이 컸다. 모두가 한마음이 됐다. 버스 기사님도 포함된다. 그게 팀 분위기다. 그래야 선수관리도 잘 된다고 본다. 나보다 코치들에게 더 잘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시즌 가장 아쉬웠던 점은.

“강상재가 초반에 몸이 안 됐다. 강상재의 몸을 빨리 만들지 못한 부분에서 내 스스로 아쉬움이 든다. 박성진 등 기회를 많이 못준 몇몇 선수들에게도 미안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제일 큰 것은 외국인선수 제임스 켈리다. 대학 시절 인사이드를 전문적으로 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운동능력이 좋았다. 원석을 뽑아 보석으로 만들어보려고 했다. 판단을 잘못했다. 대학시절 빅맨 역할을 많이 안 해본 선수를 짧은 시간 변화시킨다는 게 내 욕심이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사진제공|KBL



-아쉽게 탈락한 6강 PO를 돌아본다면.

“사실 6강 PO 전부터 5차전까지 가야 우리가 이긴다고 말했지만, 솔직한 생각은 달랐다. 상대 삼성은 사실 정규리그에서도 줄곧 1위를 달리는 등 우승권에 있었고, 높이도 좋은 팀이었다. 강력한 압박이 답이었다. 우리가 이기려면 강력한 프레스 수비를 펼쳐야 하는데,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버거운 싸움일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4강 PO에 가기 위해선 사실 승부를 4차전에서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계속 공개적으로 5차전을 거론한 이유는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려는 의도였다. 박찬희, 정영삼을 제외하면 켈리, 정효근, 강상재 등은 어린 선수들이다. 그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도록 만들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심장이 터질 정도로 뛰어줬고,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도록 최선을 다해줬다. 높이가 부족해서 어려웠지만, 선수들 덕분에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


-좋은 외국인 센터가 있으면 더 강팀이 되리라는 시각이 많다.

“맞는 얘기다. 이번 PO를 치르면서도 느꼈지만, 외국인선수에 국내선수를 맞추긴 힘들더라. 이번 시즌 켈리의 인사이드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계속 노력했는데 쉽지 않았다. 켈리를 대체했던 아스카의 경우 신장은 크지 않지만, 전통 센터의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자리싸움이나 스페이싱 등은 좋았다고 본다. 확실한 빅맨이 있으면, 팀은 더 좋아지는 것 같다. 그런데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 전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유럽무대도 지켜보고 있고, 대학을 졸업하는 선수들 중 정통 센터 자원이 있는지도 지켜보고 있다. 또 단신 외국인선수의 경우도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갈지, 외곽 플레이어로 선발할지 고민하고 있다.”


-박찬희가 FA 자격을 얻는다. FA시장 구상은.

“(박찬희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 일단 승부욕이 좋다. 스피드도 뛰어나다. 가드는 스피드가 중요하다. 슈팅 능력에는 단점이 있는데, 이 부분이 해결되면 박찬희는 대한민국 최고의 가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슛에 대한 여유를 찾으면 다른 플레이도 한결 더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야도 더 넓어질 수 있다. 꼭 남겨놓겠다. 타 구단 FA 영입은 아직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 꼭 필요한 포지션이 있다면 구단과 상의해 적극 영입에 나설 수도 있다.”

전자랜드 박찬희. 스포츠동아DB



-이르지만 다음 시즌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일단 선수구성이 먼저인 것 같다. 국내선수 구성을 마치면 그에 맞게 외국인선수를 뽑을 계획이다. 국내선수 구성이 끝나면 다음 시즌에 어떤 농구를 해야 할지 대략적인 그림은 그려질 것 같다. 일단 목표는 PO 진출이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내가 전자랜드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구단과 선수육성에서 어느 정도 뜻이 맞았다. 이 부분은 구단의 지원 속에 일정 수준 이뤄졌다고 본다. 이제는 내가 욕심을 내고 싶다. 챔피언 결정전을 가고, 1위를 할 수 있는 플랜을 짜야 할 때가 됐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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