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푸리’ 장현수의 선택…갑작스런 中리그 규정변화 이제 중국 떠나겠다

입력 2017-04-21 05:45:00

중국은 더 이상 한국축구에 매력을 주지 못한다. 사드 배치로 급격히 냉각된 한중관계의 여파가 축구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형국이다. 2014년부터 광저우 푸리에서 활약 중인 국가대표 수비수 장현수도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환경을 찾아, 뛸 수 있는 팀으로 향하겠다”는 분명한 의사를 전했다. 스포츠동아DB

“中 자국선수 강화책 받아들이기 힘들어
팀에서 뛰어야 내 존재가치가 있는 것
대표팀서 붙박이 중앙수비 되고 싶다”


최근 한국축구의 큰 고민거리들 중 하나는 ‘뛰지 못하는’ 태극전사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때 우리가 얕잡아보고, 쉽게 생각하던 중국 슈퍼리그에서 불편한 상황이 집중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국가대표팀의 핵심 수비자원으로 활약하는 이들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선수가 뛰지 못하면 경기감각, 경기체력을 잃어버린다. 이는 대표팀의 전력약화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팀의 ‘멀티 수비수’ 장현수(26·광저우 푸리)가 분명한 자신의 의사를 전해왔다. 20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완전이적, 임대 등을 가리지 않고 뛸 수 있는 클럽을 찾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아무런 사전교감 없이 독단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다. 그는 “구단과는 오래 전부터 상의했던 내용이다. 올 시즌 개막 이전에 새로운 행선지를 물색했고, 실제로 협상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구단주가 반대해 남게 됐는데, 이렇게(못 뛰게) 됐다”고 밝혔다.

측면수비와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하는 장현수지만, 광저우 푸리 드라간 스토이코비치(세르비아) 감독은 정규리그에서 1분도 그를 활용하지 않았다. 무대가 중국이라서가 아니라 뛰지 못해, 또 뛸 수 없어 기량이 퇴보하게 생겼다. 장현수는 “(못 뛰는) 상황이 바뀔 것 같지도 않다. 여러모로 지금의 현실은 많이 힘들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광저우 푸리 장현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중국, 이젠 떠나야 할 타이밍

-아예 출전을 못하고 있다. 탈출구가 필요한데.


“당연한 이야기다. 현재 팀에서 경기를 못 뛰고 있다. 지금은 물불을 가릴 때가 아니다. 임대도 좋다. 무조건 떠나야 한다. 뛰어야 살아남는다. 그래야 존재가치가 있다.”


-구단과는 대화를 해봤나. 어떤 반응이었나.

“지금도 구단, 감독과 진지하게 상의하고 있다. 좋은 결론을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솔직히 구단이 입장정리를 명확하게 하지 않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계속 요구하고 대화할 것이다.”

2012년 일본 J리그 FC도쿄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장현수는 2014년 광저우 푸리로 이적했다. 그 때만 해도 좋았다. 꾸준히 실력을 증명했고, 두각을 드러냈다. 이듬해 구단은 계약기간을 5년 연장했다. 그러나 호시절은 짧았다. 중국은 올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레 외국인선수의 출전을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지난해까진 아시아쿼터(1명)를 포함해 5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었지만, 올해는 3명으로 줄였다. 또 23세 이하 자국 선수를 반드시 기용해야 한다는 조항도 추가했다.


-갑작스러운 규정 변화가 중국축구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조금 민감한 부분이다. 중국도 나름의 입장이 있어 그런 변화를 추진했을 것이다. 다만 규정 변경을 좀더 빨리 결정했으면, 선수 입장에서 좋았을 것이다. 한순간에 경기를 뛰지 못하게 됐고, 진로를 찾을 시간적 여유도 전혀 없었다.”


-서운함은 없나. 또 규정 변화의 여지는 없나.

“솔직히 아픈 감정은 숨기지 못하겠다. 그런데 이게 현실이다. 앞날은 장담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변화가) 없을 것 같다.”

장현수는 2가지 규정 변경의 직격탄을 모두 맞은 경우다. 광저우 푸리의 주전 센터백이 바로 23세 이하의 어린 동료다. 그는 “공정하게 경쟁하고 이를 극복해 당당히 경기장에서 뛰고 싶다. 지금은 경쟁에서 밀린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적시장까지는 좀더 기다려야 한다. 몸 관리가 중요할 텐데.

“맞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적은 확언할 수 없어도, 언제라도 뛸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팀 훈련이 끝난 뒤 별도의 프로그램을 짜 30분에서 1시간 정도 강도 높은 개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축구대표팀 장현수. 스포츠동아DB



● 태극마크, 높이 비상해야 할 타이밍

-3월 중국 원정 패배 이후 대표팀을 향한 시선이 싸늘하다.


“오랜 선배인 차두리 코치(기술분석관)와 많이 대화를 한다. 칭찬도, 격려도 많다. ‘잘하고 있다. 넌 중요한 선수다. 대표팀 리더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라’고 한다. 특별한 내용은 아닐지라도 직접 듣고 느끼는 나로선 정말 큰 힘이다. (슈틸리케) 감독님도 1대1 경합 상황에서 밀리는 것을 안 좋아한다. 공격과 수비의 간격을 좁혀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 등은 대표팀 부진의 원인을 선수에서 찾았다.

“결과가 나빠 비판이 많은 것이다. 달게 받아들인다. 지금 누구도 나태한 자세로 뛰지 않는다. 모두가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훈련하는데,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힘든 시기를 잘 견디면 모두가 강해지리라 확신한다.”

일각에선 장현수의 효용가치가 높은 이유로 ‘멀티 능력’을 꼽는다. 반면 그래서 ‘주전이 될 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제 정착하려고 한다. 이곳저곳을 오가기보다는 특정 포지션의 에이스가 되고 싶다.


-확실한 포지션을 찾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는 주로 중앙수비로 뛸 것으로 생각한다. 필요에 따라 위치를 바꿀 수 있어도, 이제는 붙박이 중앙수비가 되고 싶다. 나도, 대표팀 동료들도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경쟁을 이겨내고 부담을 털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내 자신을 먼저 이겨야 한다.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밀리는 것이 가장 참담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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