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개표방송 ‘신기술 그래픽’ 대전쟁

입력 2017-05-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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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밖으로 걸어나오는 후보자…청와대 안에서 개표 보는 국민들

KBS, 스파이더 캠 영상에 가상현실 합쳐
MBC, 혼합현실 도입 역동적 느낌 살려
SBS, 영화·예능 등 합성한 ‘바이폰’ 승부

9일 오후 8시!

전 국민의 눈과 귀가 한 곳에 집중된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결과가 공개되는 이날, 지상파 방송 3사가 오후 8시 출구조사 결과부터 당선자 확정 순간까지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을 채비다. 각 방송사는 시청자가 한 시라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하기 위해 1년 전부터 필승 전략을 세우며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과연 대선 후보자들 뿐만 아니라 ‘2017 국민의 선택’을 받을 방송사는 어딜까.

KBS·MBC·SBS “우리가 최고”

승부처는 그래픽이다.

방송사들은 ‘신기술 그래픽’을 총동원한다. 지난 18대 대선 개표 방송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한 KBS는 ‘스파이더 캠’을 활용한다. 스파이더 캠은 축구장 등에서 역동적인 영상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장비로 KBS는 서울 광화문광장에 스파이더 캠을 띄운다. 스파이더 캠으로 얻은 영상에 AR(증강현실)을 합쳐 시청자가 광화문에서 개표 상황을 보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광화문광장 뒤로 보이는 청와대를 VR로 구현한다. 청와대 앞마당과 실내공간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해 청와대 안에서 개표를 지켜보는 효과도 안겨준다.

SBS의 포부도 남다르다. 지난 대선에서 톡톡 튀는 그래픽과 정보 전달로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 SBS가 자랑하는 그래픽 시스템은 ‘바이폰’(VIPON:Vote Information Processing Online Network)으로 데이터를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대선 후보자의 얼굴에 영화나 예능프로그램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합성하는 등 다양한 그래픽을 준비했다.

MBC는 MR(Mixed Reality·혼합현실)을 내세웠다. 별도의 가상공간을 선보이는 VR과 달리 MR은 스튜디오 안에서 이뤄진다. AR보다 MR이 현실감이 훨씬 높아 후보자가 직접 모니터 밖으로 걸어 나오는 듯한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또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타워 외벽을 이용해 개표 상황을 실시간으로 띄운다. 지난해 미국 대선 때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후보들의 득표율이 게시됐던 것에서 착안했다.


● 재미는 ‘보너스’

후보자들의 당선 여부 윤곽이 10일 새벽 2∼3시 정도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 그 전까지 각 방송사는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오락적인 부분도 가미한다.

KBS는 전 연령층의 시청자가 편안하게 개표방송을 즐길 수 있도록 장수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자 송해를 내세운다. 실시간 개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전국노래자랑’을 패러디한 그래픽을 선보이고, 이를 송해가 특유의 진행 방식으로 설명한다.

서경석은 MBC ‘선택 2017’을 진행한다. 박재훈, 박연경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자로 발탁된 서경석은 시청자 편에 선다. 아나운서들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면, 서경석은 쉽고 재미있게 시청자에게 개표 상황을 설명해준다.

SBS는 ‘전 국민의 축제’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 목동 스튜디오를 이원화 연결한다. ‘정봉주와 광장 토크쇼’와 양희은의 콘서트 ‘꽃길’을 열고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등을 공개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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