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청춘을 만나다] “K리그 데뷔 목표” 日 유학생 타쿠마의 꿈

입력 2017-05-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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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축구리그에서 뛰고 있는 2774명의 선수 중 유일한 일본인 선수인 이시바시 타쿠마가 캠퍼스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타쿠마의 꿈은 롤 모델인 엔도 야스히토처럼 오래도록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것이다. 사진제공|이시바시 타쿠마·스포티즌

4. 한양대학교 이시바시 타쿠마

패스가 강점인 수비형 MF…U리그서 활약
원활한 의사소통 위해 한국어 공부 노력중
“엔도 야스히토처럼 선수로 오래 뛰고 싶다”


프로진출을 향해 전력을 쏟는 U리그(대학리그)엔 2774명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3000명에 가까운 선수 중 유일한 일본 국적의 선수가 있다. 바로 한양대학교 체육학과 2학년 ‘이시바시 타쿠마’다.

타쿠마는 지난해 외국인 특기자 전형으로 한양대 체육학과에 입학한 일본인 축구 선수다. 일본 규슈 구마모토 현의 슈가칸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일본 감독의 추천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일본에서 교환학생이나 유학생의 신분으로 한국 땅을 밟는 대학생은 많지만, 이렇게 엘리트 선수가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타쿠마는 올해 대학교 2학년이 되었다. 한국 생활 2년차를 맞은 소감을 묻자 타쿠마는 “지난해에 비해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어 기쁘다”며 웃었다. 실제로 타쿠마는 이번 시즌 한양대학교 소속으로 U리그, 춘계 연맹전, FA컵 등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타쿠마의 강점은 패스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활약하는 타쿠마는 정확한 패스를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과 코칭스태프 역시 타쿠마의 패스 능력을 인터뷰를 통해 칭찬한바 있다.

타쿠마는 현재 한국 축구 문화에 적응 중이다. 타쿠마는 한국 축구의 특징에 대해 “한국은 일본과 달리 압박의 강도가 상당하다. 조금만 판단이 느려도 공을 편안하게 소유하기 어렵다. 특히 몸싸움의 강도가 일본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타쿠마는 한국 축구 스타일에 적응하기 위해 개인 웨이트와 체력 훈련을 성실히 소화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타쿠마의 한국 적응을 위한 노력은 진행 중이다. 특히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한국어 공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장 내에서는 보드판을 통해 소통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큰 문제는 없지만, 팀 동료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해 타쿠마는 훈련 시간 이외의 시간을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는데 할애하고 있다.

한국에 연고가 없어 타쿠마는 숙소에서 동료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한국 특유의 선후배 문화로 인해 적응이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타쿠마는 “언어나 문화가 아직까지 어색하긴 하지만 선배와 동료들이 배려를 많이 해줘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타쿠마의 롤모델 엔도 야스히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타쿠마의 최종 목표는 한국 선수들과 같은 프로 데뷔다. 롤모델로 일본 국가대표 엔도 야스히토를 뽑은 타쿠마는 엔도처럼 오랜 기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며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까지 FC서울에서 활약한 다카하기를 언급하며, K리그에서도 기량을 인정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다 건너 타지에서 프로 데뷔의 꿈을 꾸고 있는 타쿠마. 어쩌면 우리는 5년 뒤 일본 국가대표 선수를 대학 리그에서 미리 만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근수 스포츠동아 대학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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