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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선수 1명이 해외전지훈련을 떠나게 되면 학부모가 감당해야 할 돈은 400만~500만원 상당이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집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다. 이로 인한 폐해도 있다. 내부적으로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야구를 잘 해도 돈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을 잘 아는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돈이 없어서 야구를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구체적 대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해외전지훈련 금지는 오히려 부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많다. 한 고교 감독은 “우리도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대회 일정만 4월로 늦춰주면 굳이 해외에 나갈 필요가 없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현재 고교야구대회는 추운 겨울부터 열린다. 1~2월에 열리는 대회만 제주윈터리그와 경남리그, 우수고교초청대회, 천우스포츠배대회, 충청우수고교초청대회 등 6개다. 전지훈련은 이보다 앞서 열린다. 영하의 날씨에서 운동하면 부상 위험이 높아 결국 많은 돈을 부담하고서라도 대만 중국 등 따뜻한 곳으로 떠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간 학교도 7팀이나 됐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다른 팀 고교 감독은 “서울, 경기권에만 고교팀이 20개가 넘는다.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한다고 해도 장소가 마땅치 않다”며 “해외전지훈련 문제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훈련할 곳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한 구단 스카우트 팀장도 “해외전지훈련을 무작정 금지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며 “일본처럼 아마추어 선수들은 2월 20일까지는 체력단련 외에 공을 잡지 못하게 막는다든지, 부상을 막기 위해 대회 일정을 4월로 미뤄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에서 훈련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주고, 만약 전지훈련비가 부담된다면 캠프 기간을 줄여서 비용을 낮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