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형 유지’ 사면초가 강정호의 향후 운명은

입력 2017-05-18 1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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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강정호. 동아닷컴DB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피츠버그 강정호(30)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4부(부장판사 김종문)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강정호의 항소심 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1심의 형을 변경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며 “강정호의 연령, 범행 동기, 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하면 미국 취업비자 발급 거부 등의 주장만으로 1심의 형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강정호는 선고 직후 아무 말 없이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2일 혈중알코올농도 0.084%의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벌금 1500만원에 약식 기소됐지만, 3월 3일 1심 판결에서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을 받는 바람에 미국 취업비자 발급도 거절당하는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강정호가 1심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것도 취업비자 발급이 어려워진 것을 고려한 조치다. 징역형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되면 취업비자 발급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피츠버그 구단도 한국에서 개인훈련을 하던 강정호에게 피칭머신을 보내는 등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강정호를 중요한 전력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원심은 번복되지 않았다. 취업비자 발급을 위한 걸림돌은 사라지지 않았다. 미국대사관에서 극적으로 비자 발급을 허가하지 않는 이상 올 시즌 메이저리그(ML)에서 뛰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최악의 경우 피츠버그 구단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피츠버그와 4년 총 연봉 1100만 달러에 계약한 강정호는 계약기간 2년이 남아 있는 가운데 피츠버그는 현재 그를 제한선수명단에 올려놓고 있다.

한편, 강정호에겐 KBO리그 유턴이라는 선택지도 있지만, 음주사고에 따른 징계가 불가피한 터라 시간이 꽤 오래 걸릴 전망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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