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무비] “결국 칸 영화제 불참”…다사다난 변성현 감독 5일史[종합]

입력 2017-05-23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다사다난했던 5일을 보냈다.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입성 소식에 들뜬 마음으로 준비를 하고 있던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팀은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간담이 서늘한 며칠을 보냈다. 그 원인은 다름아닌 작품의 연출자인 변성현 감독이었다.

변성현 감독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 자신의 트위터에 “데이트 전에는 홍어 먹어라. 향에 취할 것이다”, “심상정이랑 유승민 빼고 다 사퇴해라”, “문(재인)이랑 안(철수)은 손 잡고 자격미달을 이유로 사퇴해라”, “문 안 초딩 싸움”, “대선 때문에 홍보가 되질 않는다. 대선을 미뤄라. 나도 니네만큼 오래 준비했다” 등의 글을 올렸다.

영화 개봉 전은 해당 영화에 관련된 사람들에겐 민감한 시기다. 누구나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하는 때다. 이에 ‘불한당’ 제작진이나 투자배급사 등은 소셜미디어 활동자제를 요청했음에도 그는 이를 무시한 채 트위터에 글을 올렸고 누군가가 이를 발견하고 온라인에 퍼트렸다. 논란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온라인상에서 떠들썩한 화두가 되자 변성현 감독은 18일 부랴부랴 사과문을 올렸다. 변성현 감독은 “아무 생각 없이 적었던 저속한 발언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모든 분들께 사죄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변성현 감독은 “SNS가 사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해 무심코 적었던 저의 생각 없는 말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피해를 입힌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며 특히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수개월을 같이 고생한 배우와 스태프 분들께 더더욱 면목이 없습니다. 배우의 팬 분들께도 사과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관객들은 예매를 취소하는가 하면 누리꾼들은 포털사이트에 영화에 대한 평점 테러를 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예매율을 떨어졌고 입소문에 흥행 순위도 떨어지고 있다. 자신이 남긴 글 때문에 영화 자체가 비판 받고 배우들, 제작진 등에게 피해를 가게 한 변성현 감독은 현재 충격에 빠진 상태다. 또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칸 국제영화제도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출국 전날까지 팀과 장시간 이야기를 나눴지만 스스로 나설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변성현 감독은 자신의 글이 이렇게 화두에 떠오를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는 스타도 아닌 데다가 이제 두 번째 상업 영화에 도전하는 신인 감독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런데 그의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고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으니 적잖은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또 당분간 이에 대한 후유증이 길지도 모르겠다. 치기로 몇 마디 적었던 그의 이번 행동은 비판 받기 마땅하다. 정치적 의견을 전할 수는 있겠지만 가끔 그 선을 넘었던 적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실수를 통해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변성현 감독은 지금 이 과정에 와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진심으로 반성하고 자숙한 뒤 훌훌 털고 일어나길 바란다. 그리고 더 성숙된 인간으로서 그를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길 바란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