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가 떴다] 예스맨 남편·여장부 아내…부부싸움이 뭐예요?

입력 2017-05-2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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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훈·이윤미 부부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으로 두 딸과 함께 행복을 일구어가고 있다. 연인처럼, 친구처럼 11년을 살아온 두 사람은 사진 속 모습처럼 평소에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06년 주영훈·이윤미 부부는 연예계 대표적인 잉꼬부부다. 부부 각각의 인스타그램 사진에는 언제나 사랑과 화목이 넘쳐난다. 가정의 달인 5월 어느 날,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주영훈·이윤미 부부는 자신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인터뷰 내내 두 사람이 나누는 눈빛, 말투에 사랑과 행복이 가득 배어있었다.


■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 주 영 훈·이 윤 미

아내 이윤미
11년차 부부…서로 싫어하는 건 안하게 돼
사람 좋은 점만 봐…웃는 얼굴 타고나기도
다시 태어나도 남편과 결혼? 하는 거 봐서


남편 주영훈
당신 말도 맞다 끄덕…행복의 비결은 배려
자기가 벌 테니 쉬라는 아내 마음 고마워
음악에 관심 많은 큰딸 벌써 작곡 청탁도


● 행복의 비결은 서로를 위한 ‘배려’

주영훈·이윤미 가족은 초등학교 1학년 첫째 딸 아라, 21개월된 둘째 딸 라엘 양과 네 식구다.


-행복한 가정을 위한 가훈이 있나.

“가훈이라기보다, 아이들에게 항상 주장하는 바가 있다. 배려다. 아이한테 양치질할 때도 외치게 하는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안주게 하는 걸 강조한다. 그리고 표현을 많이 하라고 한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미안하다고 말을 해줘야한다. 꼭 말로 해야 된다. 그래야 어려서부터 습관이 된다.”

육아는 아침엔 남편의 몫이고, 밤엔 아내가 책임진다. 주영훈이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을 깨워 아침을 먹이고, 학교에 보내고 나면 이윤미가 일어나 둘째를 챙긴다. 엄마의 팔꿈치를 만지면서 잠이 드는 습관 때문에 이윤미는 둘째가 잠이 들 때까지 팔꿈치를 내어주느라,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피곤한 아내를 배려한 주영훈의 자발적 ‘아침 당번’이다.

“첫째가 아침에 일어나 소리를 낼 때도 ‘쉿, 조용’이라고 말한다. 아내가 1시간 더 자고, 엄마가 더 자게 하는 것도 배려이기 때문이다.”

부부 금슬의 비결도 그런 배려다. 주영훈은 “주변과도 싸우지 않고 살았는데, 아내와 싸우지 않는다”면서 자기 별칭을 ‘예스맨’이라고 소개했다.

“사람들과 정치나 스포츠 이야기를 나누다 언쟁이 생길 수 있는데, 나는 끝까지 내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당신 말도 맞는다’며 상대를 존중한다. 아내하고도 아이 교육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기지 않고 서로 의견을 듣고 결정을 내린다.”

이윤미 역시 “11년을 같이 살았다. 남편이 싫어하는 걸 굳이 안하게 된다. 배려하고 맞춰준다”고 화답했다.


-아이들이 커서 어떤 걸 하길 바라나.

“뭔가를 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재능이 있으면 하지만, 뭐를 시킨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아이가 좋아하고 재능 있는 걸 하게 해주고, 지켜보는 게 자녀사랑인 것 같다. 부모가 나서서 잘 되는 경우도 별로 없다. 아이에게 뭐든지 재미있게 해보라 말한다. 요즘 큰딸은 ‘아이돌 가수 출신 과학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한다. 하하.”


-큰딸이 음악에 재능이 있나.

“재능은 모르겠지만 관심은 많다. 딸이 차를 타면 음악을 틀어 달라 한다. 자기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있다. 작사 노트도 있는데, 노트에 쓴 메모를 보여주며 노래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만들어줬더니 ‘멜로디가 슬프다’고 다시 만들어달라고 하더라.”


● ‘신데렐라’로 불리는 남편, 카리스마 가진 아내

주영훈은 친구들 사이에서 ‘신데렐라’라 불린다. 밤 12시 이전에 귀가하는 습관 때문이다.


-통금시간이 있나.

“아니다. 그냥 밤 10시, 11시가 되면 집에 들어간다. 술자리에서 아쉬움이 남으면 집에 와서 혼자 더 마신다. 아내가 뭐라고 하지도 않는데 들어간다. 내 몸이 힘드니까 그런 것이기도 하다. 아침에 딸 등교를 챙겨야 하니까. 늦게까지 어울리면 피곤하기도 하고.”


-두 사람이 술도 자주 마시나.

“거의 매일하는 것 같다. 와인도 하고, 소맥도 한다. 식사하며 반주로 마시고.”

둘 만의 술자리는 서로 친구처럼 서로의 애정지수를 높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주영훈이 “같이 술잔도 나누다보니 우린 사랑이 멈추지 않는다”고 하자, 이윤미는 “애정이 마를 날 없다”고 화답한다. 부창부수다.


-부부싸움이 없을 것 같다.

“한번도 없었다. 우린 서로의 의견을 들어준다. 남편이 기분 안 좋을 때는 별말 하지 않는다. 좋을 때를 기다린다. 방송일하다 받는 스트레스를 집에 와서 풀어준다. 그의 이야기를 그냥 들어주는 것이다.”(이윤미)

주영훈이 술기운에 아내에게 가끔씩 내뱉는 말이 있다. “이제 나도 쉰인데, 이제 자기가 돈 벌라”는, 일종의 푸념이다. 그러면 이윤미는 “걱정마. 내가 이제 벌 테니, 자기는 쉬어”라고 답한다. 뾰족한 수 없음에도 그렇게 남편을 위로해주는 ‘기개’에 주영훈은 또 행복함을 느낀다.

“주변의 사업가 분들이 우리를 보고 ‘부인 같은 남편, 남편 같은 부인’이라고 말한다. 나는 숫기가 그리 없는데, 아내는 사회성이 좋다. 우리 부부의 인맥도 주로 아내가 관리한다. 내가 투정하고 푸념하면 아내는 ‘그래, 쉬어’ 하며 격려한다. (나의 푸념을 시원스럽게 받아주는)그런 마음이 너무 고맙다.”

“남편이 힘들다고, ‘미국 가서 빵집 장사할까’라고 말하면, ‘그래, 해보자, 난 기러기 엄마도 할 수 있어, 내가 할게’라고 말은 하는데 사실 (그렇게 하자고 할까봐)두렵다. 하하.”

주영훈·이윤미 부부가 두 딸과 함께 한 행사장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 | 주영훈



● 첫눈에 서로 호감, 연애의 시작은 우연한 ‘사건’

청년시절, 주영훈의 이상형은 “웃는 여자”였다. 2004년 MBC ‘일밤-대단한 도전’에서 처음 본 이윤미는 웃고 있었다. 호감을 느낀 주영훈은 녹화를 마치고 당시 SNS인 이윤미의 ‘싸이월드’를 찾아 사진첩을 들여다봤다. 모든 사진에서 그녀는 웃고 있었다.

“나의 10가지 이상형 조건은 ‘항상 웃는 여자’ ‘키 170cm 정도’ ‘배려심 많은 여자’ ‘아는 사람 많지 않은 여자’ 등인데 싸이월드보니 1촌도 별로 없었다. 배경음악이 이루마의 ‘러브 미’였던 것도 호감이었다. 남자 사람 관계도 좋은 것 같고.”

이를 두고 이윤미는 “당시는 싸이월드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라 관리 별로 안하던 때였다. 싸이월드로도 인연이 되는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주영훈과 이윤미는 ‘대단한 도전’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보름 만에 우연찮게 여러 다른 예능프로그램에도 함께 출연하게 됐다. 서서히 거리가 좁혀졌다.

“우연은 없다. 인연이고 필연이다. 어찌 그 시간대 우리가 만났을까.”

서로의 호감이 사랑으로 발전한 계기는 이윤미의 드라마 출연이다. 2004년 SBS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 이윤미는 래퍼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 대본에 ‘랩을 한다’고 돼 있는데, 어찌 랩을 해야 할지 몰랐던 이윤미는 당시 주변에 아는 음악인이 주영훈 밖에 없었다. 매니저를 통해 “랩을 배우고 싶은데, 시간 있느냐” 물어본 것이, 둘 만 따로 처음 만난 계기가 됐다. 사랑이 싹트는 단초였다.

“그 때 이윤미는 나이도 20대 초반에다, 내가 먼저 다가가기도 그렇고, 예뻐서 남자 친구도 있겠거니 했다.”(주영훈)

“주영훈은 당시 너무 유명한 사람이었다. 어딜 가도 주영훈의 노래가 나왔다. 너무 유명한 사람이라 여자가 많겠다는 생각을 했다.”(이윤미)

이윤미는 주영훈을 만날수록 선입견이 사라지고, 호감은 커졌다.

“TV로 볼 땐 말도 빠르고, 관찰력도 있고, 똑똑하고 예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인간적이고, 털털하고, 소탈하더라. 착한 사람인데 방송에서 왜곡된 인상을 받았다. 배려가 많은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여자가수들과도 음반작업도 많이 했고, 여자가 있을 것 같고 그래서 남자로 생각 못하고, ‘좋은 오빠’로만 생각했다.”(이윤미)

둘이 ‘썸’에서 사랑이 시작된 결정적 계기는 열애설 보도였다. 이윤미가 주영훈의 차에서 내린 장면이 목격되고 열애설이 됐다. 이윤미는 “그날 처음 주영훈의 차를 탄 날이었다”고 했다.

그 열애설은 반향이 컸다. 당시 이윤미는 여성듀오로 데뷔해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기였다. 소속사는 신인이 열애설에 휘말리면서 손해가 크다는 이유로 이윤미에게 거액의 소송을 걸었다. 어찌할 줄 몰라 하는 이윤미를 위해 주영훈이 변호사를 소개해주는 등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사랑이 싹텄다. 주영훈은 이윤미의 부친을 만나면서 호감을 줬다. 그리고 2년 교제 끝에 결혼했다. “만나고 6개월 시점부터 자연스럽게 결혼 모드”가 됐다.


● 건강한 육체와 건강한 정신이 만드는 ‘행복’

주영훈은 2011년 ‘몸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식이요법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가꿨고, 이후 지금까지도 탄탄한 몸매를 보유하고 있다.

“첫딸의 돌잔치 무렵이었다. 아버지가 당뇨로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의 미래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운동을 안 하신데다 노폐물 때문에 그랬다는데,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 생각에 운동을 시작했다. 한달간 15kg 빼고 그 뒤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탄수화물 피하고 불포화지방산 먹는 건강한 습관이 들었다.”


-이윤미 역시 동안이다. 미모의 비결은.

“긍정의 마음이다. 항상 웃는 얼굴인데,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보니까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타고나기도 했고, 평소 활동적이고 부지런한 편인데, 그런 생활도 영향이 미치지 않았을까. 예전엔 마사지, 피부관리 등 각종 ‘케어’를 많이 받았는데, 이제 그런 시간이 아깝더라. 집안 살림 하면서 가만있지 못하고 부지런한 성격이 그렇게 만들지 않을까.”

주영훈은 그런 아내를 보면서 “아내는 시댁 언니·동생들에게도 인기 많은 스타다. 해피 바이러스라 불린다. 이재룡 선배도 얼마 전에 그러셨다. ‘윤미만 보면 기분 좋아진다’고”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두 사람에게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사람과 결혼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대답은 서로 약간 달랐다. 주영훈은 “그렇다”고 즉답을 했지만, 이윤미는 “하하” 웃었다. 그리고 “(남편)하는 거 봐서. 이제 10년 살았는데”라며 또 하하 웃었다.


● 주영훈

▲작곡가, 음악프로듀서, 가수, 방송인 ▲1969년 11월6일생 ▲1994년 심신 ‘내가 처음 사랑했던 그녀’로 작곡가 데뷔 ▲터보 ‘트위스트 킹’, 장혜진 ‘꿈의 대화’, 코요태 ‘비몽’, 엄정화 ‘포이즌’, 임상아 ‘뮤지컬’, 성진우 ‘포기하지마’ 등 작곡하며 90년대 ‘히트곡 제조기’ 명성 ▲영화 ‘복면달호’ ‘연풍연가’ OST 작곡 ▲2003년 MBC 방송연예대상 PD들이 뽑은 스타상


● 이윤미

▲연기자, 가수, 모델 ▲1981년 9월25일생 ▲1993년 EBS 청소년 드라마 ‘내일’ ▲1998년 수퍼엘리트모델 베스트 탤런트상 ▲2002년 KBS 2TV ‘자유선언 토요대작전 -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으로 주목 ▲2003년 그룹 더 에스로 가수 데뷔 ▲드라마 ‘작은 아씨들’ ‘내 이름은 김삼순’ ‘드림 하이’ ‘두 여자의 방’ ‘트라이앵글’ 등 출연 ▲영화 ‘돌멩이의 꿈’ ▲OB맥주, 남양유업, SK텔레콤, 농심 등 CF 출연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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