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골’ 김오규 “ACL 향한 강원FC, 더 단단해지고 있다”

입력 2017-06-06 09:1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동아닷컴]

지난 3월 21일은 김오규에게 잊지 못할 날이다. 21개월의 군 생활을 마친 의미 있는 날이다. 김오규는 제대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3월 22일 오렌지하우스로 복귀했다.

당시 김오규의 마음속에는 ‘헌신’이라는 단어가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프로 데뷔 이후 줄곧 강원FC에서만 있던 김오규는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고 ‘헌신’의 마음으로 팀에 녹아들어 갔다.

김오규는 지난 4월 8일 전북 현대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팬들이 기대한 수비력을 보이며 1-1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강원FC가 전북을 상대로 홈에서 처음 승점을 획득하는 데 이바지했다. 이후 강원FC가 치른 리그 전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오규가 출전한 경기에서 강원FC는 5승 2무 2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김오규는 “팀에 복귀했을 때 스쿼드 자체가 군대 가기 전과 너무 달랐다. 적응이라기보다 내가 맞춰가야 할 부분이 있었다. 팀을 위해 노력했고 팀에 잘 녹아들 수 있었다. 주변에서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 프로 경험이 많은 형들이라 나에게 커피나 식사를 사주면서 많은 대화를 하려고 해 줬다. 적응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오규는 지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김오규가 K리그 클래식에서 터뜨린 첫 번째 골이었다. 김오규의 골에 힘입어 강원FC는 구단 사상 첫 클래식 4연승을 달성했다.

김오규는 “사실 골을 목적으로 쇄도한 것은 아니었다. (강)지용이가 그런 상황에서 득점을 많이 한다. 내가 상대 선수들을 끌어주고 지용이가 해결하는 상황이었다. 상대가 지역 수비를 하고 있었다. 달려가면서 시선을 끌려고 먼저 점프를 했다. 때마침 (황)진성이 형이 정확하게 코너킥을 올렸다”며 “2014년에 강원FC 소속으로 챌린지에서 골을 넣은 적은 있지만 클래식에서는 첫 번째 골이다. 골을 넣은 개인적인 기쁨보다는 팀의 4연승이 더 기뻤다”고 밝혔다.

이어 “4연승은 프로 생활하면서 처음인 것 같다. 포항전 준비할 때부터 팀이 많이 단단해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주변에서 포항전이 힘들 것이라고 했는데 솔직히 경기하면서 쉽게 질 것 같지는 않았다. 세트피스에서 득점이 나왔고 이후 급격하게 분위기가 넘어왔다. 승리한 뒤에 팀원 전부가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정말 기뻤다”고 덧붙였다.

김오규, 강지용, 이범영이 1989년생 동갑내기다. 1989년생 라인은 강원FC 최후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김오규는 “지용이와 범영이가 동갑이다. 팀에 나 포함해 3명이다. 아무래도 선후배와 다른 의미다. 동갑이라서 금방 친해졌다. 지용이 스타일이 나와 다르다. 나보다 신체 능력이 좋다. 내가 그런 선수들이랑 섰을 때 잘 맞는다. 처음엔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이었다. 지금은 대화도 많이 되고 조직력이 맞아가는 것 같다”며 “아직 무실점 경기가 없다. 경기를 앞두고 3명이서 자주 커피를 먹는다. 범영이한테 무실점하도록 도와준다는 말을 하는데 아직 못 지켰다. 조금 더 막아주지 못한 미안함이 있다. 조만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오규는 2개월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헌신과 희생을 강조했다. 그는 “강원FC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하면 안했지, 한번 하면 확실히 하는 스타일이다. 한발 더 뛰고 좀 더 투지 있게 상대와 마주하는 것이 내가 팀에 기여하는 방법이다”며 “항상 팬들에게 감사하다. 2년 동안 잊힌 선수가 될 수도 있었는데 나를 기억해 주셨다. 내가 잘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많이 희생하고자 하는 부분을 좋게 봐 주신 것 같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상무에 있을 때 부상으로 동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조금 힘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 생각들은 나에게 사치인 것 같다. 조금 무리를 하더라도 팀을 위해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오규는 ACL를 향한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는 “처음에 와서 인터뷰 했을 때 목표에 대해 반신반의했다. 아무래도 맞춰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면서 팀이 단단해지고 호흡도 맞아간다”면서 “최근 희망을 더 많이 보게 됐다. 조심스럽지만 정말 목표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 솔직히 이번 휴식기가 아쉽다. 분위기 좋을 때 치고 올라가야 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부족했던 부분들 잘 준비할 수 있다. 연승을 이어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원FC 프랜차이즈 선수 김오규는 항상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품고 산다. 그는 “팀이 잘 되고 있다. 팬과 도민 분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정기전 사인회에서도 어르신들이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 이런 분위기를 잡고 이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늘 준비하던 대로 하겠다. 원래 희생하던 대로 지금의 스타일을 지키면 조금 더 팬들을 즐겁게 해 드릴 수 있다고 믿는다. 응원해주시면 힘내서 더 재미있는 경기 하겠다. 반드시 결과도 가져올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오규에게 강원FC는 집이자 고향이다. 강릉에서 태어나 강릉중앙중, 강릉중앙고, 관동대학교를 거쳤다. 집에 돌아온 김오규는 새로운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를 넘어 아시아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