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S존 다시 좁아졌다!’ 현장반응의 진실은

입력 2017-06-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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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최근 KBO리그 베테랑 타자와 투수들에게 ‘시즌 초 스트라이크존과 6월 스트라이크존에 차이가 있나?’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큰 변화를 느낀다’는 답이 돌아온다.

KBO리그는 지난해 무려 40명이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타고투저가 이어지자 올 시즌 스트라이크존 판정은 바깥쪽으로 공 반개, 위쪽으로 한 개 이상 존이 넓어졌다.

스트라이크존의 변화는 현장에서 바로 느껴졌다. 2016년 리그에서 OPS(출루율+장타율) 0.7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55명이었다. 올 시즌 팀 당 2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OPS 0.7이상 타자는 38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리그는 빠르게 타고투저에서 투고타저로 변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기록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6일까지 리그에서 0.7이상 OPS를 기록하는 타자는 46명으로 늘어났다. 3할 타자는 24명으로 28명을 배출한 2015년과 큰 차이가 없다.

팀 당 2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이닝당출루허용(WHIP) 1.4이하 투수(규정이닝 기준)는 29명이었지만 6일까지 누적기록으로 다시 계산하면 20명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1.4이하 투수가 단 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투수들이 변화된 스트라이크존에서 큰 위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숫자의 변화는 크다.

한 베테랑 타자는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존은 말도 안 되는 규정이었다. 칠 수 없는 코스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며 “최근에는 몸쪽 공을 볼로 판정하고 있다. 당연한 판정이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은 한 타자는 “말도 안 되는 판정이 많아서 영상을 다 저장해 놨다. 문제는 일관성이다. 심판마다 스트라이크존의 차이가 크다.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몸쪽이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서재응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존은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넓었다. 몸쪽에 차이가 컸다”고 설명했다. 투수코치 출신인 차명석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최근 스트라이크존에 변화가 느껴진다. 투수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몸쪽까지 넓어졌던 스트라이크존이 처음 의도대로 위쪽과 바깥쪽에서 정착되고 있는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현장의 의견은 몸쪽 스트라이크존에서 교집합을 이룬다. 시즌 초반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타자들까지 곤혹해했던 몸쪽 판정은 최근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새로운 존이 리그에 안착되고 있다는 의견도 많다. 물론 큰 우려도 존재한다. 2009시즌 종료 후 KBO는 스트라이크존 폭을 양쪽으로 3.5cm씩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2010시즌 중반부터 새로운 존은 심판들에 의해 사실상 사라졌다. 관성적으로 예전 존으로 돌아간 판정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심판들은 경기 초반 판정한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경기 끝까지 유지하려고 한다. 일관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초 판정이 잘못됐다면 경기 중이라도 재빨리 바로 잡아 리그 전체 흐름을 지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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