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포도 여름과일, 당뇨엔 ‘독’

입력 2017-07-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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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차병원 내분비내과 김수경 교수가 환자에게 여름철 당뇨 관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수경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유난히 다리와 발이 화끈거리거나 저리고, 통증이 나타나면 족부질환 합병증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런 증상이 있다면 의사와 즉시 상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 | 분당차병원

■ 여름철 당뇨병환자 건강수칙

냉채·오이냉국 등 섬유소 많은 야채로 대체
휴가철 여행을 떠날 땐 인슐린 잊지 말아야
해변이나 수영장 맨발로 다니는 것은 금물


수박, 포도, 과일주스,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팥빙수…. 여름철 즐겨 먹는 것들이다. 더위를 식히며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당뇨병 환자들에겐 피해야 할 요주의 식품이다.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는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뤄지지 않는 대사질환이다. 오랜 기간 고혈당 상태가 유지되면 합병증 발생이 우려된다. 망막병증으로 실명할 수 있고, 신기능장애를 일으켜 신기능 저하가 심하면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저림, 통증과 같은 신경병증이나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여름과일 대신 섬유소 많은 야채를

적절한 영양 공급과 표준체중 유지. 당뇨병 환자가 지켜야 할 올바른 식사요법 원칙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 잡힌 메뉴가 필요하다. 혈당을 높이는 수박, 포도와 같은 여름과일은 섭취하지 말고 야채 등 섬유소가 많은 식품 섭취를 늘려 혈당 관리를 해야 한다. 설탕, 꿀 같은 단순당의 섭취도 피한다. 냉채, 오이냉국, 겨자채 등의 식단이 좋다.

수분 섭취에도 신경 써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수분이 빠져나가 탈수가 발생하고, 혈당이 높아질 수 있다. 음료수는 단순당이 많아 혈당 관리에 좋지 않다. 열량이 있는 이온음료도 지나치게 마시는 것을 피한다. 갈증이 나거나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에는 시원한 냉수나 끓여 식힌 보리차를 마신다.

분당차병원 내분비내과 김수경 교수는 “무가당이라고 표기된 음료수에도 설탕이나 포도당 대신 과당이나 당알코올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원료나 첨가물, 영양소 함량 등의 표기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당뇨병 관리예방, 규칙적인 운동으로

운동을 하면 말초조직의 혈액 순환이 증가된다. 근육 및 지방조직에서 인슐린 감수성이 증진돼 혈당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는 당뇨병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다. 체중을 5∼7% 줄이면 당뇨병 발병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다. 100% 예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믿을 만하고 부작용이 없는 방법이다.

여름철 운동은 수분 소모가 많다.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을 할 때에는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20분마다 200 mL씩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가 여름철에 가장 조심해야 할 신체 부위는 발이다. 더운 날씨에 습기가 많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족부궤양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당뇨병성 족부병변 발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을 깨끗이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발을 씻은 후에는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충분히 말리고, 보습에도 유의한다. 발에 상처가 나거나 물집이 잡힌 경우, 굳은살이 생긴 경우에는 바로 병원을 찾는다. 물가나 해변, 수영장에서 맨발로 다니는 것은 금물이다.


● 여행할 땐 인슐린 챙기고, 자주 혈당 체크를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에 평소 혈당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확인한다. 의료진과 상의해 혈당을 조절한 후 여행을 떠나는 것이 좋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여행일정 사본, 당뇨병 진단서와 여행 나라 언어로 된 처방전을 준비한다.

언제 어디서든 혈당 관리가 가능하도록 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은 반드시 챙긴다. 혈당측정기와 소모품, 혈당측정기에 들어갈 여분의 건전지와 당뇨수첩, 당뇨병 인식표 등도 휴대한다. 인슐린 주사는 높은 온도에서는 약효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4∼20℃를 유지할 수 있는 여행용 케이스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너무 저온에 보관해 얼려서도 안 된다. 여행 중에는 음식이나 운동 등 생활습관에 변화가 많으므로 평소보다 자주 혈당검사를 한다. 식사시간과 활동량이 불규칙해 저혈당에 빠지기 쉬우므로 항상 간식을 준비하고, 활동량에 따라 식사량도 조절한다. 시차가 큰 나라로 여행을 간다면 주치의와 상담해 인슐린 투여량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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