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여배우 보는 눈 만큼은 나를 믿어달라”

입력 2017-07-05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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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선댄스, 산 세바스티안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뜨겁게 달구며,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2%를 기록 중인 화제작 ‘레이디 맥베스’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장 박찬욱 감독에게 극찬을 받으며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장 박찬욱 감독이 영화 ‘레이디 맥베스’를 향한 추천사를 보내왔다. ‘레이디 맥베스’는 19세기 영국, 늙은 지주에게 팔려간 열일곱 소녀 ‘캐서린’의 잔인한 운명을 그린 작품. 박찬욱 감독은 “단순한 플롯에 한 여인의 폭풍 같은 일생을 몽땅 담아낸 영화”라고 ‘레이디 맥베스’를 평하며, “엄격하고 단정한 화면에 광기가 깃들어 있다. 반복에 의해 빚어지는 기묘한 리듬이 숨 막히는 긴장을 형성한다”고 신예 윌리엄 올드로이드 감독의 연출력에 박수를 보냈다.

또한 극의 긴장감을 주도하며 내밀한 감정선을 표현해낸 두 배우에 대한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은 “희한하게도 무표정만으로 희노애락을 다 표현한다. ‘캐서린’을 연기한 플로렌스 퓨와 하인 ‘애나’ 역의 나오미 아키는 확실히 지난 한 해 동안 만난 신인 여배우들 중 가장 돋보였다. 여배우 보는 눈만큼은 나를 믿어달라”고 강력한 추천사를 전해, 과연 두 배우가 어떤 연기를 펼쳐 보일지 관객들의 궁금증을 한껏 고조시킨다.


한편, 윌리엄 올드로이드 감독은 지난해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아가씨’를 꼽을 정도로 박찬욱 감독의 열혈 팬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의 찬사가 더욱 의미 깊게 다가온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과 만나게 된 윌리엄 올드로이드 감독은 자신의 SNS을 통해 “거장 박찬욱 감독에게 배우는 중”이라는 코멘트와 함께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레이디 맥베스’는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를 이끌어온 작가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1865)을 원작으로 한 작품. 이 소설은 영화, 오페라, 연극, 무용 등으로 장르적 변형을 거치며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시대를 앞선 걸작이다. 그 매혹적인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이디 맥베스’는 새로운 시네아스트 감독과 새로운 연기파 배우의 발견이 된 작품으로 세계 영화제를 떠들썩하게 달궜다.

지난해 모든 여고생들의 우상인 ‘아비’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폴링’에 이어 첫 주연에 도전한 플로렌스 퓨는 순수한 열일곱 소녀에서 매혹적인 저택의 안주인으로 변화해가는 ‘캐서린’ 역을 맡아 스크린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뽐낸다. ‘캐서린’을 감시하는 하인 ‘애나’ 역의 나오미 아키는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약해온 배우로 절제된 대사와 동작, 그리고 눈빛만으로 폭풍같이 요동치는 감정을 표현해낸다.

세계 언론과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 ‘스크린문학전2017’ 관객 찬사에 이어, 박찬욱 감독의 추천사로 기대감을 증폭시킨 영화 ‘레이디 맥베스’는 8월 3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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