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으로 광주 잡은 전북의 ‘골 본능’

입력 2017-07-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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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의 이재성(왼쪽)이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30분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전 2분 동점 상황에서 로페즈 퇴장
김신욱 이동국 동시에 투입해 전방 강화
이재성 이승기 나란히 골…광주에 복수


“까다롭다. 전방 압박도 강하고, 거칠면서도 많이 뛴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2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불편한 흐름을 걱정했다.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전북이지만 유독 약체에 약하다.

특히 올 시즌 첫 대결인 4월 광주 원정에서 0-1 충격적인 패배를 맛봤다. 파장은 컸다. 이어진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1-4로 대패해 2연패 늪에 빠졌다. 15일 울산현대 원정에서 퇴장을 당해 벤치를 지키지 못하게 된 광주 남기일 감독은 “전북은 항상 피하고픈 상대”라면서도 “전체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 부분이 아닌, 팀으로 맞설 것”이라고 끈질긴 축구를 예고했다. 뚜껑이 열렸다. 예상대로 전북은 강했다. 출발도 좋았다.

전반 11분 장윤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띄운 크로스를 에두가 헤딩골로 연결했다. 시즌 7호. ‘전북 킬러’ 광주는 역시 만만치 않았다. 볼 점유를 높이며 홈 팀을 괴롭혔다. 최 감독이 사전 미팅에서 주문한 “수비진을 벗겨가는 플레이”는 거의 없었다. 거듭 밀리던 전북은 전반 43분 찬스를 잡았다. 중원 한복판에서 흐른 볼을 잡은 에두가 광주 골키퍼 최봉진을 제치고 슛한 것이 골대를 맞혔다.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전반 종료직전 주현우의 프리킥을 김민혁이 헤딩 동점골로 연결했다. 1-1에서 맞은 후반전 초반은 광주가 주도했다. 킥오프 2분 만에 전북 로페즈가 비신사적인 파울로 퇴장 당했다. 로페즈가 자신에게 파울을 범한 정동윤을 걷어차 레드카드를 받았다. 명백한 파울. 올 시즌 처음으로 외국인 3총사(에두-에델-로페즈)를 선발 투입한 전략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런데 전북의 진짜 ‘쇼 타임’은 수적 열세에 놓인 순간부터였다. 오히려 볼 소유가 더욱 잘 이뤄졌다. 후반 21분 에두, 에델을 빼고 김신욱, 이동국을 동시 투입해 전방을 강화한 전북은 9분 뒤 결실을 맺었다.

김진수가 찬 프리킥을 최봉진이 펀칭으로 막아내자 이재성이 머리로 텅 빈 골문에 밀어 넣었다. 후반 41분에는 김진수가 띄운 볼을 이동국이 헤딩으로 흘려주자 이승기가 침착하게 골네트를 흔들었다. 3-1. 후반 추가시간 김신욱의 추가골이 오프사이드 노골로 선언됐으나 전북은 13승5무4패(승점 44)를 기록, 선두를 지켰고 광주는 꼴찌 탈출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하지만 전북은 잃은 것도 많았다. 로페즈에, 옐로카드 1장이 추가된 측면 수비수 최철순도 경고누적으로 23일 FC서울 원정에 나설 수 없다. 공교롭게도 서울이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5-1 쾌승을 거두고 신바람을 낸 터라 공수 양면에서 공백이 생긴 전북으로선 몹시도 부담스러운 여정이 예고됐다. 최 감독도 “피해가 너무 크다”며 답답해했다.

한편, 강원FC 원정을 떠난 울산현대는 1-0으로 이겨 2위(승점 41)를 지켰고, 수원삼성도 전남 드래곤즈에 4-1 역전승을 거둬 3위(승점 39)를 지켰다. 포항 스틸러스를 3-0으로 격파한 대구FC는 승점 19로 인천(승점 18)을 밀어내고 10위로 올라섰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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