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치유사의 마법…여름이 두렵지 않은 전북

입력 2017-07-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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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는 한여름 무더위가 두렵지 않다. 탄탄한 컨디셔닝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전북 완주군의 전북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지우반(왼쪽) 재활 트레이너가 선수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 | 전북현대

지난 3월 재활 전문 트레이너 올리베이라 합류
부상 회복·몸 관리는 물론 잠재력 극대화 도움

혹독한 더위가 한반도를 덮쳤다. 동남아시아를 연상시키는 스콜이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진다. 휴대폰에는 국민안전처가 보낸 문자가 자주 도착한다. 폭염으로 인해 야외활동과 물놀이를 자제하라는 안전안내, 강·하천 지역의 갑작스런 수위상승을 주의하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야외 프로스포츠가 있다. K리그다. 하늘이 뚫린 듯 장대비가 쏟아져도, 엄청난 무더위와 끈적이는 높은 습도가 있어도 축구는 엄청난 변수가 없는 한 그대로 진행된다. 여기에 주중∼주말 경기가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살인적인 일정에 피로가 누적되며 부상 빈도도 높다. 각 구단들은 선수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그래도 전북현대는 여유롭다. 여름이 무섭지 않다. 올 3월 합류한 전문 재활 트레이너 지우반 올리베이라(36·브라질)의 힘이다. 물리치료사 1명, 스포츠 트레이너(AT) 2명으로 구성된 기존의 의무 팀에 지우반이 가세하자 선수 관리가 훨씬 수월해졌다.

주로 부상자의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하는 지우반은 지난 연말 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로페즈(27)의 재활을 맡다가 한국에 동행했다. 로페즈 이외에 끊임없이 발생하던 부상자의 빠른 회복을 돕던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선수들의 영양 및 식단, 체중과 체지방 관리 등에 두루 도움을 주고 있다. ‘헤딩 머신’으로 통했던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29)이 특급 프리키커로 재도약하는 데에도 지우반의 지원이 컸다는 후문이다. 한때 100kg에 가깝던 체중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자 유연하면서도 폭발적인 발목 힘이 생겼다. 다른 녹색전사들도 직·간접적인 컨트롤을 받으며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다. 최강희(58) 감독은 물론이고, 파비오(45) 피지컬 코치를 비롯한 전북 코칭스태프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명문클럽 디나모 키예프에서 2시즌 가량 몸담은 지우반은 과거 호베르투 카를로스(은퇴), 카카(이상 브라질·올랜도 시티), 악셀 비첼(벨기에·톈진 콴잔) 등 전세계 유력 스타들의 재활을 도왔고 지금은 전북에서 활동 중이다. 1차 계약기간은 8월 종료되지만 선수단 모두가 좋아하는 만큼, 계약연장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광주FC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정규리그 22라운드 경기가 열린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전북 관계자는 “팀 구성원 전부 지우반의 능력을 인정한다. 부상자들을 완벽하면서도 빠르게 회복시키니 의무 팀과 파비오 코치의 부담도 줄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문가 손길이 닿으니 선수단의 전력누수 기간도 길지 않다”며 활짝 웃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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