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 끝에 설득”…‘포크레인’ 감독, 굳이 엄태웅 캐스팅한 이유

입력 2017-07-21 08: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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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끝에 설득”…‘포크레인’ 감독, 굳이 엄태웅 캐스팅한 이유

‘포크레인’이 지난 20일 롯데시네마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성황리 개최했다.

오는 7월 27일 개봉을 확정한 영화 ‘포크레인’이 지난 20일(목) 언론시사회를 성료했다. 영화 ‘포크레인’은 5∙18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 진압에 동원됐던 공수부대원 ‘김강일’이 퇴역 후 포크레인 운전사로 살아가던 중,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20여 년 전 묻어두었던 불편한 진실을 좇아가는 진실 추적 드라마. 이날은 영화를 연출한 이주형 감독이 자리를 빛냈다.

이주형 감독은 영화 ‘붉은가족’(2013) 이후 김기덕 감독과 다시 한 번 작업을 함께한 이유에 대해 “예전에 민주화 운동에 대해 다뤘었던 단편 작품을 김기덕감독님이 보시고 인간의 딜레마나 이데올로기 이쪽에 있어서는 제가 깊이가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셨고, 저에게 ‘그 아픔을 분명히 표현할거다’라고 간단하게 말씀해주셨다. 그 말 한마디에 움직이게 되었다”며‘포크레인’을 연출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감독은 배우 엄태웅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강일’이라는 역할이 내적 표현, 아픔을 아는 게 필요한데, 이를 연기하는 배우가 표현을 많이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그 내공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길 바랐다. 그런 생각이 맞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감정을 표현해내는 엄태웅 배우를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극 전체를 담담하면서도 강렬하게 이끌어간 배우 엄태웅에 대한 깊은 신뢰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영화를 엄태웅의 복귀작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배우가 여러 번 거절을 했고, 계속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런 고민의 시간이 있었기에 영화가 잘 나온 것 같다. 엄태웅 배우의 복귀라기 보다는 ‘포크레인’을 만들기 위한 열정들이 모였다고 봐주셨으면 한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또한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지속적으로 아우슈비츠의 증언들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독일군이 후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러시아군이 진입할 때 떳떳하게 포로들을 바라볼 수 없었고, 살아남은 이들 역시 그저 멍한 표정으로 서있었다는 증언들을 이야기하며 감독은 “환희와 기쁨이 없었던 그 순간들이 광주에서도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라고 본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나누기 보다는 우리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싸웠는가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졌으면 한다”며 잊혀져 가는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관심과 재조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벽을 허물고 치유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뼈아픈 역사의 가해자였던 시위 진압군들의 숨겨진 아픔을 포크레인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스크린에 옮겨낸 영화 ‘포크레인’은 오는 7월 27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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