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인터뷰①] “촛불이 뜨거울 때 ‘군함도’ 촬영…깊고 특별한 의미”

송중기는 일본이 극구 부인하는 일제의 조선인 강제징용이 담긴 영화 ‘군함도’ 주연을 맡아 ‘한류스타’로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는 “나에겐 한국이 중요하다”고 했다. 사진제공｜외유내강

잡티 없이 깨끗한 피부에 30대가 됐는데도 여전히 미소년의 매력을 잃지 않는 배우 송중기(32)는 실은 누구보다 ‘뚝심’이 분명한 남자다. 신중한 어법을 쓰지만 에둘러 표현하는 법 없이 어떤 질문에도 ‘돌직구’ 같은 대답을 내놓는다.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닌 ‘상남자’의 매력도 물씬 풍긴다.

영화 ‘군함도’(제작 외유내강)가 개봉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7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송중기를 만났다. “영화인생을 시작하는 기분을 느낀다”는 그는 “좋은 평가도, 좋지 않은 평가도 존중하며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예비신부인 배우 송혜교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풀어냈다. ‘사적인 얘기보다 영화에 집중하고 싶다’는 식의 ‘어설픈 회피’는 애초부터 시도하려 하지도 않았다. 어설픈 ‘양해’는 애초에 구하지도 않았다.


-흥행 1위다. 관객수, 예매율을 실시간 확인하나.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집계하는 통합전산망 시스템을 영화 ‘늑대소년’을 하면서 처음 알았다. 그 때 드라마 ‘착한남자’ 촬영중이었는데 순위 챙겨보느라 대본이 외워지지 않더라. 좀 ‘짜친다’ 생각돼, 이젠 보지 않는다.(웃음)”


-왜 ‘군함도’였나.

“‘태양의 후예’ 촬영이 한창일 때 시나리오를 받았다. 나는 작품 선택에 있어 ‘할까, 말까’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그런 태도는 제작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보자마자 한다고 했다.”


-무엇에 그토록 끌렸나.

“나는 영화를 많이 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군함도’는 중요했다. 내 영화 인생을 시작하는 작품이라 할 수도 있고. 영화에선 신인이라 그런지 더 설¤다. 큰물에서 놀아봤다는 기분이다.”
송중기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이어진 ‘군함도’ 촬영을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라고 돌이켰다. 대작의 주연을 맡은 만족감과 책임감 때문이 아니다. 그가 말한 ‘의미’는 작년 겨울 전국을 뜨겁게 달군 ‘촛불’에 있다.

“묘하게도 대한민국이 최고로 뜨거웠을 때와 촬영시기가 겹친다. 나도 (촛불민심과)같은 마음이었던 한 사람이다. 내가 몸담은 분야뿐 아니라 다른 쪽으로도 관심을 둬야한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영화에는 촛불집회를 연상케 하는 장면도 나온다.

“실제로 춘천 세트에서 그 장면을 찍은 날, 촛불집회가 열렸다. 더 뜨겁게 촬영했다. 배우를 떠나 ‘30대 남자 송중기’에게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고 할까. 진지하게 보낸 1년이다. 게다가 결혼을 결심한 시기이기도 하고.”


-류승완 감독이 또 하자고 하면.

“무조건 한다. 다시 러브콜을 보내는 건 배우에게 엄청난 극찬이니까.”


● 송중기

▲1985년 9월19일생 ▲2005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입학, 2012년 졸업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 ▲2010년 KBS 2TV ‘성균관 스캔들’로 스타덤 ▲2011년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2012년 영화 ‘늑대소년’ ▲2015년 5월 육군 만기제대▲ 2016년 ‘태양은 후예’ 주연, KBS 연기대상 대상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