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전기차의 유혹 “얼리어답터 모여라”

입력 2017-08-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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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는 1500만원이다. 2017년 환경부 보조금 578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최저 422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최고속도 80km/h…주행·코너링 안정적
보조금 받으면 최저 422만원 구매 가능

유지비 최저수준…배달용·도심형 최적화
에어컨·공조장치 없어 여름·겨울엔 불편


‘새로운 일상을 꿈꾸는 얼리어답터들의 선택’

시승을 위해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TWIZE)를 본 순간, 첫 느낌은 자동차가 아닌 최신형 스마트폰이나 드론, 카메라와 마주한 것 같았다. 프랑스 감성이 물씬 풍기는 아이코닉한 디자인은 그 자체만으로 상쾌한 느낌이다.

일단 가격부터 알고 가자. 기존에 없던 이 새로운 초소형 전기차는 1500만원이다. 비싼걸 누가 살까 싶지만, 보조금 찬스가 있다. 2017년 환경부 보조금 578만원과 각 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지자체별로 상이)을 추가로 지원받으면 최저 422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상당히 현실적이며, 도전해볼 가격대여서 1차부터 3차까지 물량 1500대가 순식간에 동났고, 추가 수입 물량을 기다리는 예비 구매자들도 줄을 선 상태다. 어떤 매력과 단점이 있을지, 트위지를 시승해봤다.

트위지 실내



● 작은 차체의 뛰어난 기동성

트위지의 차폭은 1.2m에 불과하다. 그래서 일반 차량으로는 지나갈 수 없을 것 같은 골목과 장애물 사이를 너끈히 통과한다. 기동성 하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주차장 한 칸에 트위지 3대를 주차할 수 있는 크기(전장 2335mm, 전폭 1,233mm, 전고 1,451mm)다. 2인승이지만 뒷좌석은 너무 비좁아 성인이 타기는 어렵다. 공차 중량도 450kg에 불과하다.

성능은 일반 도로 주행은 충분하다. 원래 창문이 없어서 ‘이 차는 뭐지?’하는 주위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다는 점과 가속시 전기 소음이 조금 크다는 것을 참을 수 있다면 말이다.

걸윙 도어 방식이라 문이 위로 열린다. 오리지널 모델은 창문이 없지만 국내 현실을 감안해 르노삼성차에서 별도의 비닐 창문을 개발해 달았다. 이마저 없으면 정말 바이크를 타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 일반 도심 주행에는 충분한 성능

전기모터의 최고 출력은 14kW, 최대토크는 57Nm이다. 최고 속도는 80km/h이며, 6.1초 만에 0->45km/h에 도달한다. 초소형이지만 나름 고급차에 적용되는 후륜구동 방식이어서 승차감과 코너링은 안정적이며 충분한 재미를 준다.

작다고 성능을 무시할 수 없는 건 트위지의 모터 성능이 르노 F1(포뮬러원)팀의 기술력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F1 머신에 적용되는 KERS(키네틱 에너지 회수 시스템)의 개발 경험을 갖춘 팀들이 만들어 반응 속도와 기본 주행 성능이 매우 탄탄하다.

계기판은 심플하다. 배터리 잔량, 변속기 표시등, 속도, 시간, 순간 에너지 소비 및 재충전 상황 등이 표시되는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속도와 배터리 잔량만 확인하며 타면 될 정도로 간단한 구조다.

변속기도 간단하다. 버튼 형식이며 주행(D), 중립(N), 후진(R) 세 가지로 나뉜다. D를 누르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스르륵 앞으로 나간다.

가속페달은 민감하지 않게 세팅했다. 어느 정도 압력으로 밟아도 차가 훅 튀어나가거나 하지는 않아서 운전하기 편하다.

실제 운전을 해보면 50∼60km/h까지는 다소 느리더라도 가속이 쭉 되지만, 그 이상의 속도를 내기는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이정도면 시내 주행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 에어컨의 부재다. 솔직하게 말해 한 여름이나 겨울에 이 차를 배달영업용으로 쓴다면 말리고 싶다. 공조장치가 없다보니 당연히 히터도 나오지 않는다. 도어를 여닫는 것도 일반 차에 비해 꽤 번거로운 편이다.

충전은 쉽다. 차 앞머리 덮개 밑에 숨겨진 충전 케이블을 일반 가정용 220V 소켓에 꽂기만 하면 된다. 3.5시간이면 완충된다. 고속으로 달리면 주행 가능거리가 급속하게 줄어들어 불안할 때도 있지만 어쨌든, 정부 공인 상온 복합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60km이며 최대 80km까지 주행 가능하다.

트위지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500만원짜리 어른 장난감이 될 수도 있고,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는 훌륭한 배달용 차량이나 도심형 이동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겠다.

르노삼성, 트위지 주요 제원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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