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이바나(가운데). 사진제공|KOVO
‘테일러 사태’를 바라보며 다른 팀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행여나 우리 팀 외국인선수도 심적으로 흔들리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도로공사는 특히 그랬다.
도로공사는 2016~2017시즌 외국인선수 때문에 맘고생이 심했다. 고민 끝에 재계약을 결정했던 시크라는 부상 탓에 정규시즌에 참여조차 못했다. 부랴부랴 대체외국인선수로 뽑았던 브라이언은 기량 미달이었다. 다시 외국인선수를 헐리로 또 바꿨지만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늦었다.
내상은 깊었던지라 2017~2018시즌 외국인선수는 사활을 걸고 뽑았다. 행운까지 따라 1순위 픽을 잡았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최대어로 꼽혔던 이바나(29)를 선택했다.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한 박정아와 더불어 사이드 공격이 대폭 강화됐다.
기대감이 차오르는 와중에 ‘테일러 사태’가 덮치자 김 감독은 무심할 수 없었다. 바로 이바나와 면담을 잡았다. 괜찮은지 의중을 물었다. 이바나는 예상 이상으로 담담했다. “내 조국인 세르비아에서 전쟁을 경험했다. 그런 불안감 탓에 팀을 떠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한시름 놓았음은 물론이다. 배구계에서는 ‘흥국생명이 외국인선수의 불확실성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현대건설은 센터 양효진의 부상이 치명적이라 1강으로 꼽히는 IBK기업은행을 견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그럴수록 ‘대항마’로서 이바나를 축으로 삼는 도로공사를 향한 기대감은 올라가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