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연잡] 역대 최저시청률 맨홀에 빠진 맨홀

입력 2017-09-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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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맨홀’이 1.4%로 역대드라마 최저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출처|KBS 방송화면 캡처

유료 방송인 케이블채널에서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 시청률이 공영방송인 KBS에서, 그것도 평일 밤 ‘드라마의 꽃’인 수목드라마에서 역대 최저 시청률이 나온,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그 어려운 걸” KBS 2TV ‘맨홀’이 해냈다.

김재중과 유이가 주연한 ‘맨홀’이 8월31일 방송에서 1.4%(닐슨코리아)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 수치는 시청률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1년 이후 최저치다. 명색이 지상파 드라마가 1%대를 기록했다는 점은 가히 충격적이다. 누리꾼들은 “맨홀에 빠진 맨홀”이라 부르고 있다.

‘맨홀’이 역대 드라마 가운데 최저 시청률이라는 ‘불명예’를 얻기 전까지는 2000년 4월 방송한 KBS 2TV ‘바보 같은 사랑’이 1.8%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불멸의 역사로 남아 있을 것만 같던 그 기록을 ‘맨홀’이 17년 만에 갈아 치운 것이다. 웬만한 케이블채널 프로그램도 1%가 나오지 않는 요즘 같은 시대에 말이다.

‘바보 같은 사랑’은 배종옥·이재룡 주연, 노희경 작가와 표민수 연출을 맡은 드라마. 서로를 동정하고 이해하면서 느끼는 인간의 감정을 세세하게 풀어냈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실패했다. 방송 당시 경쟁작은 평균 시청률 50%를 기록한 MBC 사극 ‘허준’이다. ‘허준’은 역대 최고 시청률 드라마 ‘톱3’에 꼽힌다.

그 뒤로는 2007년 방송한 KBS 2TV 사극 ‘사육신’과 2014년 KBS 2TV 드라마 ‘태양은 가득히’가 각각 1.8%, 1.9%로 3위와 4위에 올라 있다. 1위부터 4위까지 KBS 2TV 드라마가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5위는 정려원 오지호 주연의 MBC ‘가을 소나기’(2005)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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