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구해줘’ 감독 “드라마판 ‘그알’? 감사…사이비 광기에 집중”

입력 2017-09-23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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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감독 “드라마판 ‘그알’? 감사…사이비 광기에 집중”

기묘하다. 공포물이 아닌데도 볼 때마다 소름 돋게 한다. OCN 오리지널 드라마 ‘구해줘’(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수)이다.

‘구해줘’는 사이비 종교 집단에 맞서 첫사랑을 구하기 위한 뜨거운 촌놈들의 좌충우돌 고군분투를 그리는 사이비 스릴러다. 연재 당시 작품성과 화제성을 모두 인정받은 조금산 작가의 웹툰 ‘세상 밖으로’를 원작으로 작품이다. 예측불허 스토리 전개, 재창조된 캐릭터 플레이를 통해 원작을 넘어 새로운 이야기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그리고 일찌감치 촬영을 마친 김성수 감독은 ‘구해줘’를 연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에 힘이 있었다. 영화에서나 다룰 수 있을 것 같은 소재의 파격성과 힘 있는 문체, 다양한 장르를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끌렸다. 복합적이고 개성이 뒤섞인 대본에 매력적이더라. 그동안 함께 영화 작업을 해왔던 스태프들과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는 조건도 좋았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갈등과 충돌의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현실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구원’받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제대로 된 ‘믿음’이라는 것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른들이 만든 시스템이 아이들을 구하지 못하거나, 외면한 우리 현실 속 아이들이 자신의 연대감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구하는 방법을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과정을 배우들이 너무 잘 표현해줬다. 너무 만족스럽다.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력에 감사하고 만족한다. 그래서 아쉬움은 없다. 주어진 조건에 최선을 다했고, 무사히 촬영도 잘 마쳤기 때문에 더 만족스럽다”고 안도감을 전했다.

작품의 성패보다 기획 의도가 잘 반영되고 배우들의 호연에 먼저 감사함을 전한 김 감독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구해줘’가 지닌 드라마로서의 의미는 남다르다. 단순히 흥미 위주를 떠나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드라마판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말처럼 사이비 종교의 폐단을 고발하고 한 번쯤 주변을 되볼아 보게 한다.

김 감독은 “드라마판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칭찬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다만, 특별히 ‘그것이 알고 싶다’를 차용한 포인트는 없다. 드라마 속 이야기는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딘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그리고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사이비 종교 집단의 모습을 비슷하게 재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리얼하고 자극적인 재현보다는 그릇된 믿음이 만들어 내는 비이성적인 광기와 폭력, 아이러니를 어떻게 극적으로 표현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집중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한 특정 종교를 차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특정 종교를 참고하지도, 원작에 기초하지도 않았다. 이단의 본성을 들여다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다양한 사이비 종교 교리의 모순을 드러내고 밝히고자 노력했다. 그게 우리 드라마의 시작점이다”이라고 설명했다.

특정인들에게는 구원을 희망하는 곳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이들에게는 종교에 대한 불신과 혐오심을 조장한다. 그럼에도 이 시대에는 많은 종교가 존재하고, 그 사이에는 ‘이단’ 또는 사이비라고 불리는 집단이 존재한다. 김 감독이 바라보는 종교란 무엇일까.

김 감독은 “인간은 살면서 스스로 한없이 약한 존재임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하기에 어딘가에 의지하고 기댈 곳을 늘 찾아왔다. 그리고 사회에서는 종교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종교는 그런 사람들에게 ‘진짜’ 믿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솔직하고 확실한 답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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