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침묵’ 최민식, ‘해피엔드’ ‘올드보이’와 18년 만의 재회(종합)

입력 2017-09-27 1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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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침묵’ 최민식, ‘해피엔드’ ‘올드보이’와 18년 만의 재회(종합)

18년 전 영화 ‘해피엔드’(1999)로 만났던 배우 최민식과 정지우 감독이 영화 ‘침묵’으로 재회했다. 뿐만 아니라 ‘올드보이’ 임승용 프로듀서(제작사 용필름 대표)도 이번 ‘침묵’으로 다시 한 번 합을 맞추게 됐다. 여기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 집합한 영화 ‘침묵’. ‘침묵’은 올 하반기 영화계에 ‘해피엔드’와 ‘올드보이’에 버금가는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될까.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침묵’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주연배우 최민식, 박신혜, 류준열, 이하늬, 박해준, 이수경, 조한철 그리고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이 참석했다.



이번 영화는 최민식과 정지우 감독이 영화 ‘해피엔드’ 이후 18년 만에 재회한 작품. 이에 대해 최민식은 “마치 집 나간 동생을 만난 느낌이다”라고 말하며 이번 영화의 제작사 용필름과의 ‘올드보이’ 인연 또한 언급했다.

정지우 감독은 18년 만에 재회한 최민식에 대해 “영광이다. 별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 ‘해피엔드’ 최민식 선배는 청년이었고, ‘침묵’에서는 이제 어른 같다. 그리고 지금 ‘해피엔드’를 하시면 훨씬 더 멋있게 하실 것 같다”고 말했고, 이에 최민식은 “우리가 같이 하기로 하고 술을 마시면서 18년이 됐는데, 그게 느껴지지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각자의 작품을 서로 봐온 것도 있지만, 긴 세월인데 그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엊그제 만나서 작업했던 사람 같은 친숙함이 느껴졌다. 같이 오래간만에 작업을 하니까 옛날 생각도 났다. 정말 많이 깊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도 연출도 깊어졌다. 그래서 배우 입장에서는 확고한 연출의 계획과 주제의식이 서있는 모습이 보였을 때 믿고 의지하게 따라가게 된다”고 말해 두 사람의 호흡을 기대케 만들었다.



이날 정지우 감독은 “연출자로서 ‘침묵’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하면 완벽한 성공을 하고 모두 가졌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살아보니까 큰 구멍이 나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남자의 이야기다. 그 구멍을 어떻게든 메꾸어보려고 하는 남자의 이야기다”라고 ‘침묵’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최민식은 사랑하는 여인을 잃은 이번 캐릭터에 대해 “세상을 다 가진 남자다. 또 다 잃었다. 근데 오히려 잃었다기 보다는 이런 비극적인 상황을 통해서 진짜 소중한 게 뭔지 알게 되는 계기를 만났다. 진짜 소중한 게 이거였구나를 알게 됐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소중한 것이 무엇인 질ㄹ 안다는 걸 빨리 알아야하는데, 늦게 알면 낭패라는 걸 알게 되는 인물이다”라고 말하며 “후배님들하고 호흡을 맞추면서 그냥 이 배우들이 하는 걸 따라가면 됐다. 그리고 너무나 이 자리라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호흡이 좋았다. 나는 그냥 몸을 실었을 뿐이다. 같이 잘 어우러져서 물결을 타고 항해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또 류준열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이 작품에 안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고, 키를 쥔 인물이라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작품 안에서 캐릭터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사건이 바뀔 수 있어서 그 지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고, 이어 이하늬는 최민식과 호흡한 것에 대해 “처음에는 최민식 선배님을 일대일로 상대하는 신들이라, 그게 가장 부담이 됐었다. 근데 첫 촬영 할 때를 내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한 없이 자유롭고, 내가 뭘 하든지 상관없는 현장은 처음이었다. 내가 뭘 해도 받는 포수 같았다. 뭘 던져도 다 받았다. 다 감싸주시니까 뭘 해도 되는 판이었다. 또 정지우 감독님이 구도를 정확하게 짜셨다. 그래서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작품을 하는 내내 놀이터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최민식은 류준열에 대해 “어떤 틀이 정해져있지 않다. 가변적이라는 이야기다. 굉장히 캐릭터에 나름대로 릴렉스한 상태에서 젖어들 수 있다. 내가 류준열 나이에 저렇게 유연했나 싶을 정도다. 나는 그 나이에 그렇게 못했다. 류준열을 보면 그런 유연함이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최민식은 이번 영화 속 캐릭터를 준비한 것에 대해 “상실감, 그게 물건을 잃어버리고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와의 이별이 아니다. 정말 치명타를 입은 남자다. 인생을 살면서 치명상을 입은 사람. 그 이후에야 여태까지 헛살았구나, 이 소중한 것을 다 잃어버릴 처지에 놓이게 돼야 깨닫게 되는 거였다. 그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어떤 표현 수위나 그런 느낌들을 정지우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류준열은 최민식과의 호흡에 대해 “아까 선배님이 날 유연하다고 하셨는데, 그건 내가 잘해서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상대 배우가 그렇게 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선배님과 연기를 하면서 신비한 경험, 선배와 후배의 연기보단 내가 이 사람의 동료라는 느낌이 있었다”라며 “나란히 서서 서로 준비한 걸 하며 역할과 역할이 만나는 느낌이었다. 그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정말 멋진 선배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최민식은 “정 감독과 임 대표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또 라인업으로 거론됐고, 이후 ‘침묵’을 만들어낸 배우들과의 호흡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다. 항상 캐릭터를 표현할 때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나는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했다. 감독도 내 이야기를 많이 들어줬다”고 말하며 ‘침묵’에 대한 궁금증도 더욱 높였다.

한편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최민식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해피엔드’ 정지우 감독과 최민식이 18년 만에 다시 만난 작품. 오는 11월 개봉 예정.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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