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현장] “간섭 없는 지지 약속”…文 대통령 부국제 특별 방문 (종합)

입력 2017-10-15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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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BIFF 현장] “간섭 없는 지지 약속”…文 대통령 부국제 특별 방문 (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문 대통령의 특별한 발걸음은 ‘은밀하고 위대하게’ 이뤄졌다. 시민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대학생들과 식사하고, 영화인들과 만났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진행된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 시사회와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시민들과 나란히 착석해 영화를 관람했다.

무대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우리 부산시민들과 국민들, 영화인들 모두 자랑스러워하는 영화제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라면서 “그런 영화제가 최근 2~3년간 많이 침체한 것이 가슴 아파서 ‘힘내라’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에 대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영화를 봐서 아주 기쁘다. 우리 사회의 여성 문제와 고용인-피고용인의 문제, 가해자-피해자의 관계와 동시에 두 여성의 처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라며 “‘사라진 여자’가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소외되고 그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탄탄한 연출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준 이언희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수준급 평론에 관객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영화관을 빠져나갔다. 한 명 한 명과 눈인사를 건네며 악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할리우드 스타의 내한 레드카펫을 방불케 하는 현장이었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영화과 학생들과의 조찬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간섭 없는 지지’를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부산사람이다. 부산국제영화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개인적으로 또는 공식적으로 함께해왔다. 대통령으로서는 첫 참석이라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다이빙벨’ 사태 이후 부산국제영화제가 당한 외압과 자율성 침해에 대해 통탄해하면서 “몇 년 간 부산국제영화제가 ‘좌파영화제’라 불리며 정부와 부산시에게 간섭당했다.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크에 올라가고 지원금도 반토막 당했다. 이런 상황이 되면서 많이 위축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서는 다시 과거의 위상으로 되살리겠다는 생각이다. 초기처럼 힘껏 지원하되 운영은 영화인에게 맡기겠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원칙을 살리면 된다”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도종환 문화부 장관하고도 논의했는데 정부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시 활발해질 수 있는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찾겠다는 각오를 말씀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많은 영화인들이 불만을 가지고 외면하고 참여하지 않았다. 정부의 의지를 믿고 이번 영화제 남은 기간이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기를, 함께 영화제를 살려내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문재인 대통령은 일일 게스트 체험 후 시민들과 가까이서 만나는 간담회에 참석했다. 영화인전당 1층에 마련된 VR 체험 센터에 방문하기도 했다.이전 정부에서는 전혀 본 적 없던 놀라운 행보였다.

해운대(부산)|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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