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단 한 번의 무대만 남기고, 우릴 떠나가 버린 김성재

입력 2017-10-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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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재의 솔로 데뷔곡 ‘말하자면’의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 사진출처|유튜브화면 캡처

9. 김성재 ‘말하자면’

8월 개봉한 영화 ‘김광석’을 통해 가수 고 김광석의 죽음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의 사인이 뒤늦게 조명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을 통해 자살로 결론 났지만, 일각에서는 끊임없이 의문을 던진다. 서른두 살, 젊은 가수의 죽음이 그만큼 안타까운 일이었다. 김광석의 죽음에 대한 의혹제기는, 가요계의 대표적인 ‘의문의 죽음’으로 남은 또 다른 요절가수를 떠오르게 한다. 듀스 출신 김성재다. 그는 단 한 장의 음반, 단 한 번의 무대를 남기고 스물셋, 꽃다운 나이에 사망했다.

서태지와 아이들보다 1년 늦게 데뷔해 90년대 아이돌 댄스그룹의 열풍을 이어간 듀스 김성재는 1995년 6월 팀 해체 후 5개월 후인 그해 11월19일 첫 솔로앨범을 발표하고, 당일 SBS ‘생방송 TV가요 20’(현 ‘인기가요’)에 출연했다. ‘컴백 스페셜’로 꾸며진 첫 솔로무대에서 그는 아이스하키 장갑을 낀 채 인상 깊은 퍼포먼스와 함께 ‘말하자면’을 불렀다. 감격적인 솔로데뷔를 마치고 당시 숙소였던 서울 홍은동 한 호텔로 돌아갔고, 이튿날 아침 사망한 채 발견됐다. 김성재의 팔에는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있었고, 마약성 동물마취제 졸레틸이 검출됐다. 숙소에 함께 있었던 여자친구가 졸레틸을 사갔다는 동물병원장 진술에 그녀가 살인혐의로 구속됐고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과 대법원은 그녀가 구입한 졸레틸 양이 치사량에 못 미친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성재가 유일무이한 무대를 선보인 ‘말하자면’은 듀스의 연장선에 있는 경쾌한 댄스곡이다. 솔로 데뷔곡으로 불렀지만, 고인의 유일한 솔로음반이자 유작의 타이틀곡은 ‘사랑, 두려움’이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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