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오른 ‘스포츠 비리’ 의혹

입력 2017-10-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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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곤 기술위원장. 스포츠동아DB

김호곤 “히딩크 감독제안 은폐, 사실 아니다”
구본능 “연말 깨끗이 퇴진…뺨 때려줘 감사”


국내 양대 프로스포츠를 총괄하는 최고위 실무자들이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의 날선 문책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KFA) 김호곤(66) 부회장과 한국야구위원회(KBO) 양해영(56) 사무총장은 23일 대전 유성구 충남대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증인으로 구본능(68) KBO 총재는 참고인으로 각각 출석해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태들에 해명하고 사과했다.

이번 국정감사는 축구계와 야구계에 불거진 문제들을 둘러싸고 내용의 진위여부를 파헤치기 위해 열렸다. KFA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은 축구국가대표팀이었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을 사퇴시킨 축구협회는 7월 신태용(47) 감독으로 교체한 뒤로도 부진한 경기를 이어가 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거스 히딩크(71·네덜란드) 감독 측이 대표팀 부임 의사를 전했지만 김 부회장이 이를 거절했다는 것 때문에 논란이 더 커졌다.

이와 더불어 KFA 임원들의 배임혐의까지 드러나 비난의 화살은 거셌다.

이에 대해 김 부회장은 “내가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 어떠한 비난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히딩크 영입을 둘러싼 진실공방에 대해선 기존입장을 고수했다. 김 부회장은 “히딩크 감독 측의 요구를 은폐·묵살했느냐”는 자유한국당 이종배(60) 의원의 질문에 “지금도 무엇이 은폐이고 묵살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를 두고 공식적인 제안이라고 여기는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현재로선 히딩크 감독과는 끝이 났다. 본인 역시 방송해설 때문에 직함을 가질 수 없다고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KBO를 이끄는 구본능 총재와 양해영 사무총장 역시 의원들의 문책세례를 피해갈 수 없었다. KBO는 최근 A심판과 몇몇 구단 간의 금품수수 논란을 비롯해 사업과정에서의 비리혐의가 언론에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김호곤 부회장의 질의응답 시간과는 달리 KBO 관련문제를 다룬 국정감사에선 참고인과 의원석 간의 격한 고성이 오갔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62) 의원이 “최근 사태들과 관련해 양 사무총장이 책임을 져야한다. 구 총재는 양 사무총장을 해임하고 동반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구 총재는 “야구계를 총괄할 사람은 양 사무총장밖에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후에도 손 의원의 질타가 계속되자 구 총재는 눈물을 글썽이며 “그렇지 않아도 양 사무총장과 깨끗이 관두려고 했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해 달라. 누가 더 나은지 비교 한 번 해보겠다. 어차피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줘서 감사하다”고 날카롭게 말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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