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주혁, 1박2일서 편지로 남겼던 ‘10년 후의 꿈’

입력 2017-11-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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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주혁이 원하던 꿈을 다하지 못하고 끝내 눈을 감았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출연해 친근한 매력으로 대중과 만나왔던 그는 방송을 통해 “10년 뒤에는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아내는 셋째를 임신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동아닷컴DB

■ 구탱이형, 10년 후엔 세 아이의 아빠가 돼있을거라 했잖아…

2015년 방송서 활짝 웃으며 미래 꿈꿔
최근 인터뷰선 “예쁜 딸을 낳고 싶다”
생전에 남긴 말들 팬들 가슴 저리게 해


배우 김주혁(45)이 10월30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그가 생전 남긴 말들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꺼내놓는 성격은 아니어서 많지 않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지금, 그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가장 큰 안타까움은 김주혁이 끝내 이루지 못한 ‘10년 후의 꿈’이다. 자신의 미래 모습을 상상하며 더 없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말했던 그 순간을 많은 시청자는 기억하고 있다. 2013년 11월부터 2년간 출연한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의 2015년 6월14일 방송분 ‘더더더 여행’편에서다. 당시 그가 생각하는 ‘2025년 김주혁’은 화려하진 않아도 안정적인 삶을 보내고 있을 터였다.

김주혁이 2015년 말한 ‘10년 후 김주혁’은 세 아이의 아빠다. 이미 두 명의 자녀를 낳았고, 둘째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리고 아내의 뱃속에는 셋째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남편이고 아빠가 됐을 자신을 머릿속에서 그렸다.

김주혁은 배우로서도 성장을 기대하며 활동 무대를 세계로까지 넓혀지길 바랐다. 그는 “브래드 피트와 영화에 동반 출연했다”고 자신의 미래를 그리며 ‘1박2일’ 동료들에게 “돈 많이 벌어서 한 턱 내겠다”며 웃었다. 장난기 가득했지만 지금보다 더 높은 목표를 향하겠다는 의지는 강한 어조로 전달됐다.

하지만 올해 영화 ‘공조’를 시작으로 ‘독전’ ‘흥부’ ‘창궐’ 등의 영화로 이어지려 했던 배우로서 꿈은 멈춰버렸다. 지난달 27일 열린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공조’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고 새로운 꿈을 다시 꾸었지만, 안타깝게 그의 연기 인생은 막을 내리고 말았다.

모든 것들이 현재진형행인 시기여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배우 이유영(28)과는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에서 공연하며 연인으로 발전했다.

김주혁은 최근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아르곤’을 마친 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며 “딸을 낳고 싶다. 아들은 필요 없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살갑게 구는 것도 딸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영도 6월 인터뷰 당시 “서로 촬영하느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니는 등 평범하게 데이트한다”고 했다.

이 두 사람의 재회는 슬픔만이 가득했다. 이유영은 10월31일 오후 3시50분께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김주혁의 빈소를 찾았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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