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여기가 은행이야, 카페야?”

입력 2017-11-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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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피크림도넛 매장과 결합한 우리은행 ‘베이커리 인 브랜치’(위쪽), 커피숍 디 초콜릿 커피 앤드와 접목한 NH농협은행 ‘카페 인 브랜치. 은행점포가 카페 및 베이커리와 협업하거나 복합점포로 중무장하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제공|우리은행·NH농협은행

■ 시중은행 ‘소비자 친화 마케팅’

인터넷뱅크 돌풍 맞선 영업점 변신 승부수
점포안 커피점, 우리은행 ‘카페 인 브랜치’
은행·증권·보험 한곳서…복합점포 강세


‘은행의 변신은 무죄.’ 은행 점포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카페나 베이커리와 협업하거나 복합점포로 중무장 중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돌풍을 헤쳐가기 위해 소비자 친화적인 변화를 선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지만 영업점 창구만 할 수 있는 역할도 분명 있다”며 “은행 점포 진화에 금융업의 미래가 있다”고 했다.


● ‘한 지붕 두 가족‘ 은행 점포 유행

우선 은행과는 연관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식음료 브랜드와의 과감한 협업이 눈에 띈다. 은행 점포에 베이커리나 카페를 입점시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매일유업의 커피전문점 브랜드 폴 바셋과 손잡고 서울 동부이촌동 지점에 ‘카페 인 브랜치’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 매장과 결합한 ‘베이커리 인 브랜치’를 운영하고 있다. 지점 공간의 절반 정도를 카페 및 도넛 매장에 제공해 함께 쓰는 ‘한 지붕 두 가족’ 시스템이다. “지점 방문객이 줄면서 여유가 생긴 점포 공간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나온 결과물”이라는 게 우리은행의 설명이다.

NH농협은행도 최근 서울 테헤란로 지점에 커피숍 디 초콜릿 커피 앤드와 접목한 역삼금융센터 ‘카페 인 브랜치’를 열었다.

이런 ‘한 지붕 두 가족’ 영업은 점포 임대비용면에서 수익이 있고, 고객 만족도 역시 높아 방문객이 기존보다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경섭 NH농협은행장은 “은행지점 내 카페 배치는 단순한 금융 서비스를 넘어 만남과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는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 금융서비스 원스톱으로, 복합점포 강세

복합점포는 같은 금융지주 계열의 은행,증권, 보험사가 한 건물에서 영업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 은행, 증권, 보험사들이 각각 별도로 제공하던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모아 종합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복합점포의 매력이다. 이를 통해 고객 자산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고객 투자성향과 니즈에 부합하는 최적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번거롭게 점포를 따로 방문할 필요 없이 복합점포의 공동상담실에서 은행, 증권, 보험 서비스를 한번에 받을 수 있다.

KB금융그룹은 최근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복합점포 ‘KBGOLD&WISE’를 서울 이촌PB센터, 청담역, 신사동종금센터, 목포 하당종금센터에 오픈했다. 이로서 KB금융그룹의 복합점포는 43개로 늘었다. IBK기업은행도 경기도 고양시 마두동과 서울시 역삼동에 복합점포인 ‘일산 WM센터’와 ‘역삼 WM센터’를 개점했다.

금융사의 복합점포는 그룹 계열사끼리 시너지 효과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을 찾은 소비자를 같은 계열의 증권사 및 보험사에 소개시킴으로써 계열사의 실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게 핵심이다.

박정림 KB금융그룹 부사장은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점포를 지속적으로 개설하고 복합점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은행, 증권, 보험의 고유 강점끼리 긴밀한 협업을 통해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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