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황재균을 왜?-황재균 계약이 FA 시장에 미칠 영향은?

입력 2017-11-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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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이 13일 kt와 4년 총액 88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KBO역대 총액기준 6위 규모다. 사진제공 | kt wiz

2018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거대한 폭탄이 떨어졌다.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던 황재균(30)이 계약기간 4년 총액 88억원에 kt와 도장을 찍었다. 황재균은 원소속팀이었던 롯데와 수도권 연고 구단인 LG, 그리고 kt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으나 결국 최종 행선지로 kt를 선택했다. 그가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kt로 마음을 굳힌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최대어의 행선지 확정으로 향후 FA 시장은 어떻게 요동칠까.


● “수원의 스타가 필요해” kt의 끊임없는 구애

kt는 사실 황재균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심했던 지난해 겨울 이전부터 끊임없이 영입 의사를 내비쳤다. 황재균 측에 수차례 만남을 제의하며 꾸준하게 노력을 기울였다. 황재균이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맺으면서 첫 만남은 불발 됐지만 kt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가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때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해 인연의 끈을 튼실하게 이어갔다. 황재균은 이런 kt의 끊임없는 구애 속에 조금씩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황재균이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kt 임종택 단장은 “국내에서 개인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세 번이나 찾아갔다. 우리가 왜 황재균을 필요로 하는지, 또 우리 팀의 비전이 어떤 것인지를 상세하게 설명하며 진심으로 다가갔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우리 팀이 프랜차이즈 스타 육성에 힘이 부친 것은 사실이다. 수원의 스타를 한명 만들고 싶었다. 황재균은 수원(현대)에서 처음으로 프로생활을 시작한 선수다.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시절 황재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기준선? 향후 FA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FA 시장은 황재균의 kt행이 결정되기 전까지 말 그대로 ‘정중동’의 상태였다. 롯데 문규현이 1호 계약을 맺으며 잔류했을 뿐 시장이 열린 이후 줄곧 고요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주된 이유는 방아쇠를 첫 번째로 당기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다. 대형계약은 항상 ‘양날의 검’이다. 확실한 베팅으로 원하는 선수를 사올 수 있으나 ‘FA 거품’에 대한 비판을 동시에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로서는 kt가 사실상 첫 번째 방아쇠를 당긴 셈이다.

이제 구단들은 흔히 말해 ‘오버 페이’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다. 황재균이 발표금액 88억원에 도장을 찍었으니 어느 정도 기준선이 그어진 상황이다. 황재균 보다 더 높은 가치가 있는 선수가 있다 해도 88억 원을 훌쩍 넘기기는 쉽지 않다. 이미 지금 FA 시장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88억 원에도 곱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 측에서는 황재균의 금액이 전혀 다른 의미의 ‘기준선’으로 해석할 수 있다. 후폭풍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많은 금액을 받고자 하는 게 프로선수들의 솔직한 마음이다. 이제까지는 대형계약이 유력한 선수들이 어느 정도 금액에서 적정선을 정해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황재균의 계약으로 이른 바 ‘참고사항’이 추가된 셈이다. 가령 해외 리턴파인 김현수가 복귀를 결심할 경우 88억원 보다 더 많은 금액을 욕심 낼 수도 있다. 손아섭과 민병헌 같은 대형 FA 외야 자원들도 협상 과정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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