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 스프링클러 신태용 감독은 왜?

입력 2017-11-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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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세르비아의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가 열렸다. 3만여명의 축구팬이 경기장을 찾아 축구를 즐기고 있다. 울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축구대표팀은 14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치렀다.

경기에 앞두고 문수경기장 잔디 주변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물줄기를 내뿜었다. 한파예보에 모두가 옷을 두툼하게 입었고 낮은 밤 기온을 감안한다면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이는 신태용(47) 축구대표팀 감독의 요청이었다. 신 감독은 유독 잔디에 물이 많이 뿌려진 상태를 선호한다. 이 같은 요청은 처음이 아니다.

신 감독은 5월20일부터 6월11일까지 국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선수단을 이끌고 출전해 16강에 진출했다. 당시에도 신 감독은 매 경기 마다 ‘잔디에 물을 많이 뿌려 달라’는 요청을 했다.

촉촉하게 젖은 그라운드는 볼이 구르는 속도를 높여준다. U-20대표팀에는 저돌적인 최전방 스트라이커 조영욱(고려대)과 빠른 발을 자랑하는 이승우(베로나)-백승호(페랄라다)가 있었다. 신 감독은 이들의 스피드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젖은 잔디가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신 감독에 요청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FIFA에서 허용하는 최대치의 물을 뿌렸다.

경기 전에는 물론이고 전반이 끝난 뒤에도 스프링클러가 작동됐다. 나름의 홈 어드밴티지를 누린 셈이다. U-20월드컵이 열릴 당시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기에 그라운드의 지열을 식히는 데도 도움이 됐다.

축구대표팀이 세르비아와 평가전은 치른 시기는 추위가 제법 느껴지는 11월이다. 게다가 경기시간이 저녁 8시여서 기온이 더 떨어졌다. 경기가 진행될 때 울산지역의 기온은 12℃였다. 강한 추위를 느낄 정도는 아니더라도 두꺼운 외투를 입어야 할 기온이었다. 지열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아니었다. 오히려 반바지를 입고 뛰는 선수들에게 체감 기온이 떨어져 방해가 될 법도 했지만, 신 감독은 어김없이 물을 뿌려달라는 요청을 했다.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협회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물을 안 뿌리거나 형식적으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는 정도였을 텐데 신 감독님이 물을 많이 뿌려달라는 요청을 했다. 선수들이 뛰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울산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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