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겸의 음담잡담] 베트남 케이팝 열풍에도 한국가수들 못 가는 이유

입력 2017-11-2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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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부터 12월1일까지 베트남·일본·홍콩에서 열리는 ‘2017 MAMA’ 포스터. 사진제공|CJ E&M

베트남이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국민 평균연령이 30세도 채 안되는 ‘젊은 국가’여서 매력적인 소비시장으로 꼽힌다. 콘텐츠기업 CJ E&M도 음악시상식 ‘MAMA’의 올해 행사를 홍콩, 일본과 더불어 베트남(11월25일)에서 열기로 할 만큼 신 한류시장으로 주목한다.

실제 베트남은 한류에 빠져 있다. 청소년들은 케이팝 커버댄스로 시간을 보내고, 한국어 배우기가 ‘열풍’ 수준에 이르면서 베트남 교육부는 최근 영어·프랑스어·러시아어·중국어·일본어에 이어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전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8일 호치민에서 열린 ‘2017 한국 베트남 우정 콘서트’는 예매시작 3분 만에 3000석 전 석이 매진됐다.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 최근 통계청은 국내 다문화가정의 외국인 며느리 중 베트남 국적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발표하며 “베트남에서의 한류열풍도 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1일 호치민에서 열린 ‘호치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영상축전을 통해 “한국 국민은 베트남의 자연과 문화, 음식, 관광을 즐기고, 베트남 국민은 한국의 한류 음악, 드라마, 패션에 열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트남의 뜨거운 ‘수요’에 비춰 케이팝 가수들의 ‘공급’은 크지 않다고 현지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말한다. 경제성이 낮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대졸 초임이 1000만동(약 50만원)일 만큼 소득수준이 낮아, 개별 가수의 콘서트 티켓값은 일반석 기준 1만원이 적정선이라고 한다. 장당 20만원에 달하는 싱가포르, 일본에 비하면 턱 없이 낮다. 케이팝 가수들이 베트남에서 공연할 경우 받게 될 개런티도 그만큼 적을 수밖에 없다. 케이팝 가수들 입장에선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선뜻 나서기가 망설여진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수가 이미 2015년 4000개가 넘어섰다. 한류와 기업이 베트남에서 상부상조할 수 있는 방법도 많을 것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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