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영화 같은 실화…가슴 뜨거웠던 그때 ‘1987’(ft.강동원·여진구)(종합)

입력 2017-12-13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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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현장] 영화 같은 실화…가슴 뜨거웠던 그때 ‘1987’(ft.강동원·여진구)(종합)

영화 같은 실화, 영화 ‘1987’이 베일을 벗었다. 비록 30년이라는 세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과연 이게 실제로 벌어진 일인지 다시 한 번 반문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1987’은 추운 겨울에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영화로 거듭날 수 있을까.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1987’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주연배우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그리고 연출을 맡은 장준환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가장 먼저 장준환 감독은 “박종철 열사가 남영동 차가운 물속에서 돌아가신 분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학열 열사로 마무리 짓는 구조로 생각했었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하면 조화롭고 매끄럽게 만들어볼까 고민하던 차에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갈등을 내재하고 있는 인물과 이학열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인물들이 많아서 하나씩 다 히스토리와 디테일한 상황을 주면 좋겠지만, 비교적 간단하게 극 안에 들어갈 수 있게 구성이 됐다”고 이번 영화 속에서 김태리가 맡은 허구의 인물을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영화를 세대별로 어떻게 받아드릴 것 같냐는 질문에 “어차피 이렇게 큰돈이 들어가는 상업영화의 틀을 가졌다면 정성이 담긴 상품을 만들어보자, 그럼 팔릴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진심을 담아서 만들었을 뿐이다.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공을 들이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장준환 감독은 “포스터 카피에도 있지만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그 해를 담고 싶었던 것 같다. 결국에는 온 국민이 거리로 뛰쳐나와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해다. 그 거리로 뛰어나오기까지 밑에서 계속 열이 가해지고 있었다.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그 가치와 의미,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순수하고 뜨겁고 그랬던가 했다. 1987년을 바라봤을 때 그 사람들의 온기, 양심을 져버릴 수 없었던 그리고 두려움에 떨었지만 그 한마디라도 내뱉어야했던 그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나한테도 많은 용기가 됐던 것 같다”고 이번 영화를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언급했다.

김윤석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장준환 감독과 두 번째 작품이다. 시나리오 초고부터 봤다. 과연 영화보다 현실이 더 영화 같은, 다큐보다 더 재밌는 영화를 만들 자신이 있냐고 했다. 영화적 의미를 담아서 진실을 알리고 가치가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시나리오가 수정되면서 마지막 수정본이 나왔을 때 만족스러웠다. 나 또한 이야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 또한 그 당시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흔쾌히 작품을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하정우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이 사건이 일어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당시 나는 초등하교 3학년 때 강 건너에 대학생 형들이 뭔가를 하고 있는 최루탄 냄새가 나지라는 생각으로 하굣길을 맞이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고 이러한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이후 이 시나리오를 보게 됐을 때, 실화지만 재구성된 부분이 굉장히 그럴싸했다. 읽어 내려갔을 때 어떻게 현실이 이렇게 영화 같을 수 있는지 놀라웠다. 어떤 시나리오, 소설보다도 밀도가 높았다. 그저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결정하게 됐다”고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또 김윤석은 이번 영화에 출연한 의의에 대해 “‘탁치니까 억’이라는 말이 일간이 신문에 헤드라인으로 도배된 걸 본 세대다. 이것을 가지고 이런 일이 있다는 것에 대해 내가 30년 뒤에 이 말을 하게 될줄은 생각도 못 했다. 나이로 보면 최 검사 역할이나 윤 기자 역할도 어려웠다. 그래서 장준환 감독이 김정남이랑 박차장 중에 얘기를 하다가 박차장을 제안 받았다. 그리고 박종철 열사가 고등학교 2회 선배님이다. 이왕 할 때 최선을 다해서 그 시대의 고증에 최선을 다해보자 했다. 그래서 열심히 받게 됐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태리는 “처음 시나리오 읽고 감독님을 만났을 때 연희가 어떻냐고 묻기보다 태리가 지금 광화문 광장이나 지금 시대를 대하는 생각이 어떻냐고 물어보셨다. 그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나도 생각 정리가 안 되던 부분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그때 시간이 되는 한 매주 광장에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던 상태였다. 광장에 나갈 때의 마음은 ‘내가 여기 나간다고 이게 뭐가 이뤄질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시대를 바라보는 입장은 비관적이었다. 이 시나리오 속에서 나와 닮았지만 분명 다른 지점의 연희가 전율에 가까운 함성소리를 봤을 때 어떤 감정이 들까, 처음에는 그걸 잘 몰랐다. 근데 연희를 촬영하면서 그렇게나 밀어내고 치우고 보지 않고 가렸던 나의 마음 속 어딘가에 숨어져있던 작은 희망이 확 타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캐릭터를 임하며 느낀 부분을 설명했다.



장준환 감독은 ‘1987’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편집하면서도 많이 울었다. 편집실에서 보면서, 특히 이한열 열사와 박종철 열사의 마지막 순간들을 보면서 굉장히 슬펐던 것 같다. 지금 스물 두 살 대학생을 죽였다고 돼있지만, 만으로 하면 박종찰 열사가 21살, 이한열 열사가 20살 정도의 나이였다”고 말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1987’은 1987년 1월, 스물 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오는 12월27일 개봉.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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