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장현 사장 “카페리서 다양한 공연·쇼핑·이벤트…지루할 틈이 없을걸요?”

입력 2017-12-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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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동항운 최장현 사장이 세계 고지도를 배경으로 골든브릿지호 모형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한중 첫 ‘황금다리’를 놓은 위동항운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사장의 비전은 앞으로 한중 간 문화적인 발전을 이루는 것이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0@donga.com

■ 한중합작회사 위동항운 사장 최장현

40년간 단절된 한·중 잇는 직항로 첫 개설
여객 481만명·컨테이너 241만TEU 수송
지역경제·사회문화 교류의 다리역할 수행

펀페리로 차별화…승선부터 여행의 시작
현대아산면세점 입점…쇼핑의 재미 가득
도착할 때까지 시간 가는줄 모르실겁니다

다리가 놓인다는 것은 단순히 이동의 수단을 얻는다는 것만이 아니다. 다리가 놓이면 길이 생긴다. 길이 생기면 역사와 문화가 움직인다. 이해와 소통이 싹트고 교류와 발전이 공유된다. 다리를 놓는다는 것은 그래서 위대한 창조의 행위가 된다. 한중간에 다리를 놓은 기업이 있다. 한중 양국이 정식으로 수교(1992)를 맺기 무려 2년 전에 이 기업은 한중의 물꼬를 텄다. 말 그대로 ‘물’꼬다. 한중합작회사 위동항운은 1990년 인천과 웨이하이를 잇는 카페리항로를 열었다. 물길이 열리면서 적대관계나 다름없던 한중간 첫 다리가 놓였고 이후 양국의 정치적, 경제적 거리는 급속도로 좁혀졌다. 이 의미있는 다리의 이름은 ‘골든브릿지(Golden Bridge)’였다. 위동항운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장현(61) 사장을 서울 마포구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사장의 첫 마디는 이랬다. “위동항운은 단순히 수익만을 위한 회사가 아닙니다.”

최장현 위동항운 사장. 김진환 기자 kwangshin000@donga.com


-위동항운은 한중 간 카페리선을 개설한 최초의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1990년 한중 간 최초로 인천∼웨이하이간 카페리 항로를 열어 단절됐던 양국간의 인적, 물적 교류의 물꼬를 텄습니다. 정치적으로 서로 다른 체제에서 40년간 교류가 단절됐던 두 나라 간에 직항로를 개설해 사람과 물자를 나르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게 쌓인 신뢰가 바탕이 되어 2년 후 양국이 정식수교에 이른 사건은 우리 위동에게 가슴 뿌듯하고 영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한 달 후면 창사 28주년이 됩니다. 그동안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최초로 항로가 개설된 인천과 웨이하이의 발전상은 괄목할 만합니다. 인천항은 한중 카페리 항로의 최대 중심항이자 모항으로 성장했습니다. 위동을 위시한 9개 카페리선사의 10개 항로가 개설되어 있죠. 인구 20만도 되지 않는 작은 어촌이었던 웨이하이는 현재 카페리 2개 항로가 운영되는 인구 280만의 대도시가 됐습니다.”


-카페리 업계에서 위동항운의 위상은 어느 정도입니까.

“항로 개설 이래 지금까지 여객 481만명, 컨테이너 241만TEU를 수송하면서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양국간 사회문화 교류의 다리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위동은 한중교류의 상징이자 업계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자부하고 있습니다.”

위동항운 카페리. 사진제공|위동항운


-업계에서는 위동의 ‘펀페리(Fun Ferry)’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2014년부터 ‘펀페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카페리가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는 겁니다. 배는 항공기와 달리 타면서부터 여행이 시작됩니다. 그 여행이 즐겁고 행복해야 합니다.”


-승객들에게 어떤 ‘펀’함을 제공하고 있는지요.

“크루즈 여행 못지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재능과 끼를 겸비한 승무원들이 춤, 음악공연, 풍선쇼, 불꽃쇼 등을 진행해 다양한 재미거리를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험이 풍부한 한중 조리사들이 탑승해 승객들에게 맛이 뛰어나면서 위생적이고 정갈한 식사를 제공합니다. 단체 여행객들도 호평을 보내고 계십니다. 쇼핑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면세점도 위동 카페리의 장점입니다. 중소업체가 운영하는 타 선박과 달리 우수한 품질의 현대아산면세점이 입점해 쇼핑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 배를 타시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시게 될 겁니다.”


-사장님께서는 평소 ‘5S’를 경영방침으로 강조하고 계시는데요.


“지금은 세 개가 늘어 ‘8S’가 됐습니다(웃음). Safety(안전), Smart(스마트), System(시스템), Speed(속도), Smile(스마일)에서 Service(서비스), Sustainability(지속가능), Study(연구)가 추가되었죠. ‘8S’는 위동항운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축약적으로 나타내는 경영방침입니다.”


-위동페리는 현재 중국 산둥성 지역 항로를 오가고 있는데요. 주로 어떤 승객들이 위동페리를 이용하고 있습니까.


“초기에는 동북삼성 지역의 조선족 즉 한국계 중국인 승객이 많았다면 지금은 일반 여행객, 소무역상 분들이 많이 이용하고 계십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중국인 승객 비율이 50:50 수준이었는데 점점 중국 승객 비율이 높아지고 있죠. 순수 이용객은 웨이하이 노선이 더 많지만 여행 목적의 승객은 칭다오 쪽이 많습니다.”

최장현 위동항운 사장. 김진환 기자 kwangshin000@donga.com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의 매력은 어떤 것일까요.

“항공대비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더 큰 장점은 배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여행의 일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승선하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되는 거니까요. 배의 난간에 서서 바다만 바라봐도 힐링이 됩니다. 저녁에는 해가 지고, 아침이면 해가 뜨는 걸 볼 수 있죠. 여기에 여객들이 잠시도 지루해하지 않도록 저희가 마련한 이벤트 프로그램들이 더해집니다. 카페테리아, 노래방, 편의점, 야식코너, 면세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비스와 즐길거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오락단체도 인기라고 합니다만.

“하하! 오락단체는 연예인이 동반해 공연과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여행상품입니다. 작년에 처음 선보였는데 반응이 굉장히 뜨겁습니다. 지금은 우리 회사 한국 단체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이런 프로그램 역시 선박여행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한번에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으니까요. 비행기로는 어렵겠죠.”


-취임하신 지 7년이 되어 갑니다. 위동항운의 비전은 어떤 것입니까.

“위동의 사명은 단순히 수익을 올리는 것만이 아닙니다. 한중간의 교류에 기여하고 우리 배를 타는 분들을 최대한 행복하게 해드리는 것입니다. 우리 선박의 이름이 ‘골든브릿지’인 것은 한중간 황금가교를 놓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모르는 분들이 많으시지만 중국은 리커창, 후진타오, 장쩌민 등 국가 지도자들이 ‘한중교류는 골든브릿지에서 시작됐다’고 할 정도로 위동의 위상이 높습니다. 직원들에게 늘 우리 회사는 단순히 돈만 버는 회사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한중간 화합, 발전, 교류에 기여하는 회사입니다. 욕심을 좀 더 내자면 앞으로 문화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위동의 진정한 사명은 여기에 있습니다.”


● 최장현 사장

▲ 1956년 광주광역시 출생
▲ 광주제일고, 고려대 경영학 학사, 워싱턴대 대학원 해사학 석사
▲ 2008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사장
▲ 2009~2010 국토해양부 제2차관
▲ 2011~ 위동항운유한공사 사장
▲ 2012~ 한국해양연맹 부총재
▲ 수상: 홍조근정훈상(2003), 미국 워싱턴대 한국동문회 자랑스러운 동문상(2009), 황조근정훈상(2012)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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