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명예의 전당②] 정우성을 성장하게 만든 3편의 영화

입력 2017-12-1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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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트’에서의 정우성. 사진제공|삼성영상사업단

■ ‘비트’로 청춘 아이콘…한류스타 만든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반항아에서 멜로배우로 성장
‘아수라’로 연기영역 확장 성공



● 20대의 나를 성장시켜준 영화 - ‘비트’ (1997년·감독 김성수)

험난한 세상 앞에 놓인 10대들의 방황과 우정, 사랑을 그린 영화. 고소영, 유오성 등과 주연하며 정우성을 ‘청춘의 아이콘’으로 각인시켰다. 정우성은 자신의 실제 10대 후반의 혼란스러웠던 한때를 기억해내며 연기를 펼쳤다.

“내 성장기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화다. 어릴 적 내 정서가 많이 배어 있다. 평생 영화 동지이자 선배인 좋은 감독을 만나게 해준 작품이다. 영화 작업이란 것이 이런 거구나 하는 짜릿함을 안겨주었다. 김성수 감독은 글과 내레이션으로 그런 나의 정서를 온전히 담아냈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의 정우성(오른쪽).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30대의 나를 성장시켜준 영화 - ‘내 머리 속의 지우개’ (2004년·감독 이재한)

알츠하이머의 고통을 앓으며 서서히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 오로지 사랑만으로 여자를 지켜주려는 남자. 정우성은 가장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를 펼쳐내며 멜로영화의 또 다른 무대를 열었다. 또 일본 등 해외에서도 흥행 성과를 일구며 그를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해주었다.

“해외에 본격적으로 내 이름과 얼굴을 알려준 영화다. 당시 일본에서 한국영화로는 최고 흥행작이 됐다. 덕분에 할리우드 영화계에서도 이름을 얻었다. 특히 중국어권에서도 인기를 모으면서 우위썬(오우삼) 감독과 연을 맺게 해주었다. 이후 우위썬 감독이 연출한 2010년작 ‘검우강호’에 출연하는 계기가 됐다. 사실 그때 매니저는 출연을 만류했지만, 남자 멜로영화로서 손색이 없다는 판단에 내가 적극적으로 나섰던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아수라’에서의 정우성(가운데).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40대의 나를 성장시켜준 영화 - ‘아수라’ (2016년·감독 김성수)

선악이라는 보편적인 이야기 구도에서 벗어나 악인과 악인의 대결을 그리며 세상의 부조리함을 드러낸 작품. 비리경찰관으로 출연한 정우성은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 등으로 영화적 인연을 맺은 김성수 감독과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도로 위를 내달리며 쫓고 쫓기는 장면에서 자동차 안과 밖을 넘나드는 카메라 워킹은 한국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명장면으로 남았다.

“내가 망각하고 있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다시 지펴준 영화다. 한동안 치열함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배우뿐 아니라 작업을 함께하는 모든 이들이 치열해야 한다. 김성수 감독과도 오랜 만에 함께 일을 하면서 어릴 적 열정을 되살려줬다. 좋은 배우들을 만난 무대이기도 하다. 곽도원을 만나 ‘강철비’까지 인연을 이어왔다. 주지훈이라는 사랑스러운 후배를 얻었다. 누구나 살갑게 챙겨주는 (황)정민이형과도 우정을 쌓게 해줬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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