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스도쿠의 달인이 무료광고·경품광고 앱을 만든 사연은?

입력 2017-12-22 13: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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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의 달인‘으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40년이 훌쩍 넘도록 퍼즐을 만들어 왔다. 그가 만든 퍼즐의 수는 자신도 모른다. 퍼즐 관련 단행본만 50여 권을 냈을 정도다.

신문, 잡지 등에서 우연히라도 스도쿠나 낱말퀴즈를 발견한 적이 있다면 십중팔구는 그가 만든 것일 가능성이 크다.

2008년 스포츠동아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스도쿠와 낱말퀴즈로 독자와 만나고 있기도 하다.

그는 60대의 나이에도 기존의 문제 유형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형식의 퍼즐을 구상해 내놓고 있다. 이쯤 되면 퍼즐의 달인을 넘어 퍼즐의 제왕이라 불러도 모자랄 게 없을 것이다. 이 제왕의 이름은 강주현이다.

강주현 작가는 최근 새로운 일 하나를 벌였다. 이른바 무료광고 애플리케이션이다. 강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광고의 혁명‘이란다.

서울에 한파주의보가 떨어진 오후, 광화문의 작은 식당에서 강주현 작가를 만났다. 밥상 위에서는 강작가가 좋아한다는, 돼지고기가 뭉텅뭉텅 들어간 김치전골이 끓었다.


- 오랜 기간 집필 활동을 하시느라 건강이 좀 안 좋아지셨다고 들었는데요.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건강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우선 눈이 잘 안보이니까 일하기가 많이 힘듭니다. 한 쪽 눈은 원래 안 보이니까 그렇다 쳐도 남은 한 쪽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으니까요. 그것 빼고는 그냥 그래요. 내일 모레면 칠십이니까. 또래보다 그리 힘들어하진 않아요.”


- 이번에 선보이게 된 무료광고 앱은 어떤 것인가요.

“글쎄요 광고 혁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전국적이든 지역적이든 상관없이 종류만 다르다면 모두 무료 광고대상에 포함됩니다. 분명한 것은 광고주나 유저 분이나 모두 공짜라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 무료광고 앱은 어떻게 이용하면 되나요.

“단 한 번 무료가입으로 모든 게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는 기본점수로 응모를 하게 됩니다. 낱말 맞히기, 스도쿠, 숨은그림찾기 등을 풀면 점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경품광고를 풀고 응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해 광고주가 제공한 경품을 나누어 드립니다. 없는 거 빼고 모든 경품이 다(多)있는 경품광고가 될 것입니다. 경품광고 퀴즈는 기본적으로 광고주나 이용자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만, 남보다 많은 경품 퀴즈에 응모하려는 이용자에게는 소액 결재나 정액 요금제가 있습니다.”


- 이용자와 광고주들의 반응이 뜨거울 것 같습니다.

“세상에 이런 앱 게임이 있다니 모두 놀라실 거예요 유저 분들은 공짜 게임을 마음껏 즐기고 수많은 경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까요, 아울러 광고주 분들은 무료로 온라인, 앱, 모바일에 온갖 광고를 다 해 주니까 말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모르십니다. 알 수가 없잖아요.”


- 유머와 퍼즐의 왕이 무료광고 앱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요.

“예전부터 스포츠 신문이나 대기업 사보 등에 여러 형태의 경품 퀴즈(퍼즐)를 연재하던 것을 최근에는 온라인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는 바람에 ’웹‘에서 ’앱‘ 으로 바뀌었죠. 게다가 앱이 둘로 나뉘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모바일에까지 올리게 되었습니다. 뭐 날마다 하던 일이니까요.”



- 무료광고 앱 말고도 다양한 앱을 출시하셨는데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그림으로 푸는 ’그림영어퍼즐‘, 숫자 10개·한글 자음·모음 24자·영어 알파벳 26자 등 총 60 글자만 치면 어떤 문구(수·한글·영어)도 만들어내는 ’난수표‘, 그림으로 보는 토정비결과 ’날마다 福不福‘을 볼 수 있는 ’만화 토정비결‘, 아이콘이 ’솔광‘인 ’오늘의 운세‘, 각종 ’유머‘와 ’난센스 퀴즈‘, ’아름다운 우리 말‘ 등 만(漫)편이 올라갈 ’유머+퀴즈‘, 온갖 종류의 ’낱말맞히기‘가 있는 ’경품 낱말맞히기‘, ’연예인‘과 ’속담‘ ’수수께끼‘ ’유머‘ 등과 꽃점 내용으로 꾸며진 ’숨은그림찾기 꽃점‘, 인기인과 함께 노래방 게임도 즐길 수 있는 ’스타와 사다리타기‘, ’스도쿠‘, ’마방진‘, ’야구 스도쿠‘ 등이 수없이 올라가 있는 ’야구스도쿠 경품스도쿠‘ 등. ’앱‘과 ’모바일‘ ’온라인‘으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ingiin.co.kr‘이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많긴 많군요(웃음).”


- 앱의 개발은 어떻게 하셨나요.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말이 있듯이 퀴즈와 퍼즐은 제가 전문가이지만, 앱 자체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디어만 제공해 주고 만드는 것은 앱 프로그래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쉬운 것은 앱이 두 종류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자금이 부족한 저의 입장에서는 ’안드로이드‘를 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또 다른 휴대폰 운영체제인 애플의 ’iOS‘,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 노키아의 ’심비안‘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아쉽습니다.”


-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물론 제 입장에서야 적지 않은 투자비용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지만, 무슨 사업이든 기본 체제를 구비해 놔야 하지 않습니까? ’업그레이드‘도 되지 않는 앱을 달랑 하나 개발해 놓고 무슨 특수를 기대 하겠습니까. ’애니 팡‘처럼 1000만명은 아니래도 100만명 설치는 해야 수입 창출이 될 수 있겠죠. 그래서 이것저것 만들어 올리다 보니 열 개가 넘었네요.”


- 무료광고 앱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나요. 이런 시장이 크게 확대될까요.

“지금도 무료 ’앱‘은 무지하게 많이 널려 있고 또 매일 만들어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무료광고‘ 앱은 절대로 쉽지 않습니다. 우선 광고주와 유저 분들을 동시에 만족 시켜야 하고, 많은 자금이 들어야 하며, 남다른 아이디어가 뒤따라야 하면서도 온갖 귀한 자료들이 많아야 합니다. 짧은 시간에 이루어질 수 없어요. 하여튼 한두 가지가 아니라 수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자금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습니다. 다만, ’무료광고‘ 앱에 대한 신뢰성이 알려지고 홍보만 잘 된다면 그 파급 효과는 있을 거라고 믿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만 할 뿐입니다. ”



-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다른 사업들이 있다면요.

“아직은 우리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게임들로 만들어져 있지만 앞으로는 중국어, 일본어 등 해외에서도 즐길 수 있는 세계적인 ’경품 광고‘ 게임을 만들어 보급할 겁니다. 앞으로 광고주 자체의 광고 ’앱‘이 될, 신명나고 정기적인 광고 앱을 만들어 아주 저렴하게 보급하고 싶습니다.”


- 유머, 퍼즐 등의 집필은 언제까지 하실 계획이신지요.

“언제 그만둘지는 모르죠. 1970년 초부터 유머를 쓰기 시작했고 낱말맞히기, 스도쿠 등은 1985년도부터 했어요. 신문, 잡지, 사보 등의 연재도 많아지고, ’퍼즐‘ 단행본은 백여권이나 내게 됐죠. 돈은 그때까지만 잘 벌었고(웃음), 1997년 ’IMF‘ 사태가 나고는 연재 하던 곳이 다 없어지게 되더군요. 한 3~4년쯤 아무 일도 안하고 그럭저럭 지내다 보니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더군요. 아이디어는 떠오르는데 쓰일 곳이 없다는 것이.”


- 파란만장한 퍼즐인생이셨네요.

“그래서 각 회사와 관련있는 모든 내용을 그림퍼즐, 영어퍼즐, 숫자퍼즐 등 광고 퀴즈로 만들어 대기업 홍보실을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이미 때는 늦고 말았습니다. 1993~1995년 크게 유행하던 ’삐삐‘ ’시티폰‘ ’PC 통신‘ 등이 몰락하고 어느덧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더군요. 다시 말해서 아날로그 시대는 사라지고 디지털 시대가 찾아온 것입니다. 그때 만든 것이 잡동사니 온갖 문제들을 담은 ’플래시‘ 게임이었어요. 지금 돌아보니 참 파란만장했습니다(웃음). 이 일이요? 글쎄요. 아마 눈이 보이지 않으면 그때 그만두게 되겠죠?”


-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남보다 한 발 앞서 즐겁고 재미있게 많은 것들을 해왔지만 막바지에 도달해서야 쉽지도 않은 일을 쓸데없이 혼자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설하고, ’경품광고‘를 함께 할 젊은 몇 사람을 찾고 있으니 생각과 뜻이 있는 분은 언제든 연락 바랍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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