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가 뽑은 올해의 마케팅] 기발한 전략 ‘겟아웃’

입력 2017-12-2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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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마케팅사 플래닛은 5월 ‘겟아웃’ 개봉을 앞두고 기저귀 나눠주기 이벤트를 통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연기자 이시언은 이벤트에 당첨된 뒤 영화의 주인공 다니엘 칼루야의 표정 연기를 따라하며 이를 SNS에 올렸다. 사진출처|이시언 인스타그램

SNS 적극 홍보·기저귀 마케팅 참신
플래닛 대표 “관객의 관람 욕구 자극”


한 편의 영화를 만들고 관객에게 선보이기까지 수많은 단계를 거친다. 각 단계별 전문 스태프의 노력은 그야말로 산고의 고통과도 같다. 그들 가운데서 관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땀 흘리는 이들이 있다. 홍보마케터들이다. 이들은 영화 제작 과정은 물론 개봉 시기 또 그 이후에 이르기까지 최전선에서 관객의 감성과 취향을 가장 먼저 접하고 그 흐름을 따라 다양한 흥행 전략을 펼친다. 따라서 이들이 꼽은 최고의 영화와 배우는 올해 한국영화의 중요한 흐름과 관객의 관심도를 반영하는 최적의 기준일 터이다. 스포츠동아가 국내 유일한 영화전문 홍보마케터 단체인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와 함께 올해 한국영화를 되돌아본다.

영화 ‘겟아웃’은 미국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99%라는, 최고 신선지수로 미국에서 상당한 흥행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한국시장에도 그 같은 성과가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홍보마케팅의 힘이었다.

영화는 흑인 남자가 백인 여자친구의 집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공포 분위기 속에 미스터리함과 코믹함을 버무려 인종차별 등 사회적 메시지로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미국적 분위기가 물씬한 영화를 5월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홍보마케팅사 플래닛은 관객의 호기심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티저 예고편으로는 음악이나 장면 등을 조합한 이미지 위주 영상을 공개했다. 또 광고전단에는 기본 정보를 노출하는 대신 뒷면을 비우고 관객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SNS를 적극 활용한 영상 홍보도 추진했다. ‘예고편 보고 지렸다고요?’라는 문구를 담은 기저귀를 나눠주는 이벤트로는 ‘대체 얼마나 무섭기에?’라는 관객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플래닛 김종애 대표는 “오프라인으로는 웰메이드 공포물 컨셉트를 유지하면서 온라인과 SNS로는 영화에 관한 정보를 최소화하는 대신 관객의 관람욕구를 자극하려 했다”고 돌아봤다.

83명의 홍보마케터들 가운데 39명은 이런 노력이 “명확한 방향성과 컨셉트”를 통해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면서 그 “마케팅 툴을 차용한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이 외에 “B급 코드를 제대로 활용한 독특한 컨셉트”의 ‘킬러의 보디가드’(스콘), “과감하고 비주얼을 강조한 포스터” 등이 돋보인 ‘박열’(영화사 하늘), “신선한 마케팅 기획”의 성과를 얻은 ‘해피데스데이’(영화사 하늘) 등도 지지를 얻었다.



●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Korean Film Marketers Association·KFMA)는 영화 전문 마케팅사들(명단 참조)로 구성된 단체다. 영화 홍보마케팅 산업 종사자들의 인권 및 권리를 보호하고 업무 현실을 개선하며 영화계와 더불어 마케팅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13년 출범했다. 현재 23개사 약 120명의 영화 전문 홍보마케터들이 회원으로 소속돼 있다. 영화사 하늘 김광현 대표가 회장으로 일하며 부회장인 호호호비치 이채현·머리꽃 이인성 대표와 함께 3기 협회를 이끌고 있다.


●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회원사(가나다순)

▲ 국외자들 ▲ 더홀릭컴퍼니 ▲ 딜라이트 ▲ 렌엔터테인먼트 ▲ 머리꽃 ▲ 무비앤아이 ▲ 스콘 ▲ 시네드 에피 ▲ 언니네홍보사 ▲ 영화인 ▲ 영화사 하늘 ▲ 워너비펀 ▲ 올댓시네마 ▲ 엔드크레딧 ▲ 이가영화사 ▲ 이노기획 ▲ 콘텐츠다봄 ▲ 퍼스트룩 ▲ 플래닛 ▲ 필름마케팅팝콘 ▲ 호호호비치 ▲ 흥미진진 ▲ 홀리가든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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