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기밀’, 방산비리·폭로·실화 ‘부조리 저격’

입력 2017-12-3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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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급기밀’ 포스터.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폭로가 세상을 바꾼다.’

지난해 국정농단사태를 겪으면서 실감한 이 같은 명제가 스크린에서도 부활한다. 국군의 방산비리를 폭로한 해군 장교의 양심선언 실화를 영화로 옮긴 ‘1급기밀’(감독 홍기선·제작 미인픽쳐스)이 1월24일 관객을 찾는다.

배우 김상경과 김옥빈이 주연한 ‘1급기밀’은 2009년 MBC ‘PD수첩’이 방송한 ‘한 해군 장교의 양심선언’ 편을 모티프로 하고 있다. 내부자의 결정적인 폭로와 제보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를 묵직하게 그려낸 영화다.

‘1급기밀’은 공군 전투기 도입을 둘러싸고 국방부와 미국 펜타곤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종의 계약, 이를 파헤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공군 전투기 추락사고 등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김상경이 방산비리를 폭로하는 대령 역을 맡았고, 김옥빈은 방송사 기자로 나서 진실을 세상에 알리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완성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1급기밀’은 현실성 높은 이야기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2009년 MBC PD수첩 ‘한 해군 장교의 양심선언’ 편에 출연해 국군의 방산비리를 폭로한 김영수 전 해군 소령. 사진출처|MBC ‘PD수첩’ 방송 화면 캡처


모티프가 된 2009년 당시 ‘PD수첩’에서는 현역 해군 장교가 모자이크도 없이 출연해 육·해·공군 통합기지인 계룡대 근무지원단 간부들이 최소 9억4000만원을 빼돌린 정황을 폭로했다. 방송 직후 재수사가 이뤄지면서 해군 간부 등 현역과 군무원 31명이 사법 처리됐다.

물론 방산비리는 민감한 이슈인 만큼 아무리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해도 이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1급기밀’ 제작관계자는 29일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모태펀드 투자를 거부당하기도 했지만 수많은 이들의 용기 덕분에 완성될 수 있었다”며 “너무 커서 건들 수조차 없었던 방산비리라는 소재가 지금까지 상업영화에서 제대로 그려진 적이 없는 만큼 관객의 관심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故 홍기선 감독(오른쪽). 사진제공|미인픽쳐스


‘1급기밀’은 연출을 맡은 홍기선 감독이 주력해온 ‘부조리 고발 3부작’의 마지막편이라는 사실로 주목받는다. ‘이태원 살인사건’과 ‘선택’으로 부조리한 사회를 꾸준하게 고발해온 감독은 이번 ‘1급기밀’ 촬영을 마친 직후인 지난해 12월15일 돌연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다. ‘1급기밀’은 오랫동안 영화에 몰두해온 홍 감독의 유작이다.

내년 1월 개봉을 준비하는 다양한 영화들 가운데 ‘1급기밀’은 가장 먼저 입소문을 얻고 있다. 올해 7월 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서 먼저 소개됐고, 당시 10점 만점에 9.5점의 평점을 이끌어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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