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함께’ 1000만 돌파②] 하정우-차태현-김동욱, 천만캐리 3인방

입력 2018-01-04 0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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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죄와벌’이 4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박스오피스 역사상 스무번째 1000만 영화. 투자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게는 처음 일어난 ‘경사’다.

영화 ‘신과함께’는 주호민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1부와 2부를 동시 촬영해 1부만 지난해 12월 20일 먼저 개봉했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미스터 고’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가 저승 삼차사를 맡았으며 차태현 김동욱이 또 다른 주연 자홍과 수홍으로 출연했다. 자홍과 수홍의 어머니는 예수정이 열연해 관객들의 눈물을 쏙 뺐다.

이들과 더불어 정해균(변성대왕) 김수안(태산대왕) 김해숙(초강대왕) 김하늘(송제대왕) 이경영(오관대왕) 장광(진광대왕) 이정재(염라대왕) 등이 지옥을 다스리는 재판관으로 특별출연했다. 오달수와 임원희는 판관으로, 이준혁과 도경수는 수홍의 총기사고에 휘말리는 박중위와 원일병을 연기했으며 쿠키 영상에서 김민종 마동석이 짧지만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출연 배우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찰만큼 화려의 극치를 자랑한다. 원톱으로 출연할 만한 특급 배우들이 영화에 힘을 보태 훈훈함을 자아낸다. 이와 관련해 김용화 감독은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주연을 하는 배우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다. 시나리오를 던지고 이야기하기에는 정말 큰 분들”이라면서 “한 번에 모으기 힘든 배우들인데 비교적 수월하게 캐스팅했다. 결정하기 쉽지 않을 텐데 배우들이 짧은 출연에도 흔쾌히 동의해줬다”고 밝혔다.

모든 배우가 분량과 관계없이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관객들이 호평을 쏟아낸 배우들이 있다. 하정우, 김동욱, 차태현이다.

첫 번째는 저승 삼차사의 리더 강림을 소화한 하정우. 그가 맡은 강림은 ‘신과함께’ 1부에서 가장 바쁜 인물이다. 원작의 진기한 변호사가 맡았던 망자의 ‘변호’까지 강림에게 흡수됐다. 자홍의 변호와 더불어 원귀 수홍의 일까지 해결하기 위해 이승과 저승을 오가면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러면서도 하정우 특유의 매력을 잃지 않는다. 능청스럽게 눈물 연기를 하는가 하면 해원맥(주지훈)에게 조곤조곤한 말투로 지적할 때 웃음을 자아낸다. 하정우의 강림은 삶과 죽음을 다룬 다소 어두운 이야기를 유연하게 만들어줬다.

관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배우는 단연 김동욱이다. ‘드라마를 하드 캐리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가 연기한 수홍은 ‘신과함께’에서 가장 극적인 캐릭터다. 관심병사를 챙기는 따뜻한 군대 선임이었지만 억울한 죽음 이후 원귀가 되는 인물. 후반부로 가면 선악의 롤러코스터가 더욱 확실하다. 김동욱의 현몽 장면은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명장면이다. 어머니의 현몽에 나타나 눈물을 흘리며 고백하는 장면인데 보는 관객들의 눈물샘까지 터뜨리고야 만다. 작품에 대해서는 신파 등을 이유로 호불호가 갈렸지만 김동욱의 연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거의 없었다.

지극히 평범한 자홍을 소화한 차태현도 칭찬받고 있다. 차태현은 투자 배급사와 제작진 모두 만장일치로 결정한 캐스팅. 원작자 주호민도 크게 만족한 캐스팅이다. 완성작에서도 튀진 않지만 제 몫을 확실해 해줬다. 관객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김자홍의 선함이 잘 어울리는 배우’ ‘빛나는 곳에 있지 않아도 빛나는 배우’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영화 ‘신과함께’ 속 자홍은 원작에 비해서는 존재감 차원에서 아쉽다. 드라마의 정점을 찍는 순간은 예수정과 김동욱이 맡았다. 자홍의 충격적인 과거사가 드러나지만 해당 장면도 아역 성유빈이 소화했다. 차태현은 예수정과 김동욱의 현몽과 성유빈의 과거사로 관객들을 이끄는 인도자로서의 역할이 커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차태현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인지한 사실이며, 배우로서의 욕심보다 영화인으로서의 책임감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많이 고민했다. 큰 임팩트 있는 장면에서 내가 하는 게 없더라. 이 역할을 내가 하는 게 맞나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과함께’를 선택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들 때문이었다. 주 작품을 함께 찍고 하나씩 푸는 것,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CG들. 기술적으로 언젠가 해야 할 도전이었다. 캐릭터보다는 그런 부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영화인 차태현의 멋진 마인드, 박수 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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