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할리우드 대작들이 한국만 찾는 이유

입력 2018-01-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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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 팬서’(왼쪽)-‘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사진제공|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아시아 프로모션 ‘한국만 방문’ 잇따라
높은 흥행 가능성…‘김영란법’ 영향도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그 주역들이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만 프로모션을 벌이는 횟수가 점차 늘고 있다. 과거 일본이나 중국을 영화 홍보의 거점으로 삼았던 할리우드가 이제는 가장 매력적인 아시아시장으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다.

2월14일 개봉하는 ‘블랙 팬서’의 주연배우 채드윅 보스만과 마이클B. 조던, 루피타 농과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2월 초 내한 프로모션을 벌인다. 마블스튜디오가 10주년을 맞아 야심 차게 내놓는 시리즈를 아시아에 소개하는 무대가 한국이 된 셈이다.

17일 개봉한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도 주연배우 3명이 아시아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만 찾아 프로모션을 벌였다. 이들은 기자회견, 레드카펫 행사, 라디오 출연, 온라인 생방송 등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이벤트를 소화했다. 지난해 개봉한 ‘킹스맨: 골든 서클’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관객을 상대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그 주연진이 한국을 아시아 프로모션의 무대로 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흥행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고, 영화를 선별해 즐기는 관람 문화 역시 탁월하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이즈 러너’ 시리즈는 북미에 이어 한국과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흥행 수익을 거뒀고, ‘킹스맨’ 1편도 비슷하다. ‘어벤져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마블스튜디오 작품은 한국에선 언제나 ‘흥행 불패’다.

이번 ‘블랙 팬서’와 앞서 ‘킹스맨: 골든 서클’ 내한 프로모션을 담당한 영화사 호호호비치 이채현 대표는 “시장 규모로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크고 영화를 즐기는 관람문화와 관객의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할리우드 제작진이 매력을 느낀다”고 밝혔다.

‘킹스맨’의 콜린퍼스는 내한 당시 “영화를 해외에서 알리게 된다면 한국 방문은 우선순위”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열린 영화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배우 딜런 오브라이언,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 이기홍(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한국서만 아시아 프로모션이 진행되다 보니 그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때는 아시아 8개국에서 40여 명의 취재진이 참여했다. 이번 ‘블랙 팬서’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뉴질랜드까지 아우르는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마침 올해 10주년을 맞은 마블스튜디오는 이번 내한 프로모션을 활용해 그 의미의 방향을 아시아에 알릴 계획이다.

한편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형성된 데는 2016년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적게나마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꺼낸다. 영화 마케팅사의 한 관계자는 “1∼2년에 한 두 차례씩 이뤄지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해외 동행 취재가 김영란법 적용으로 사라지면서 홍보의 무대가 한국으로 집중되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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