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에서 “으악!”으로…글로벌 규제 러시에 힘 떨어진 가상화폐

입력 2018-02-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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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및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규제 강화 기조 속 가상화폐 시세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거래실명제 이후 신규 투자 줄면서 하락
극적인 반등 끌어낼 호재 없어 하락세 지속
美당국 규제, 페이스북 조치 등 글로벌 쌀쌀
가상화폐 투자자, ‘총선 때 보자’ 실검시위

국내 및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규제가 쏟아지면서 거칠 것 없이 상승하던 가상화폐의 기세가 뚝 꺽였다. 1월30일 거래실명제 도입 이후 한때 1000만원선 붕괴까지 우려됐던 가상화폐 ‘간판스타’ 비트코인은 1일 1100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하락세는 주춤했지만, 그래도 1월 초 2858만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반 토막도 안 되게 내려앉았다.

등락이 극심한 가상화폐 거래의 특성상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극적인 반등을 예상할 수도 있지만, 많은 관계자들은 시세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상화폐 거래실명제 도입 이후 신규 투자금 유입이 생기지 않아 낙폭을 키운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을 이유로 시중은행들이 계좌 개설에 필요한 금융거래 목적 확인 절차를 강화하면서 기존 거래자들 중에 상당수가 거래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못해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여기에 시중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에 부정적인 금융당국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리고 있어 신규투자자의 진입 장벽이 높은 상황이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는 실명제 실시로 가상화폐 거래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시세가 올랐지만, 이번 주말에는 신규 투자자 유입이 적다는 부담에 시세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신규 투자자 진입 요건이 완화되지 않으면 가상화폐 시세가 전처럼 급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글로벌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어라이즈뱅크가 신규 가상화폐 공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서 모은 6억 달러를 동결하고 추가 공개를 금지했다. 페이스북은 사기꾼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득을 얻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가상화폐 관련 광고를 전면 금지했다.

사진출처|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캡처

가상화폐 시세가 계속 추락하면서 이에 비례해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총선 때 보자’라는 웃픈 실시간 검색어가 탄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1월31일 가상화폐 규제에 반대하는 국민 청원과 관련해 기대했던 정부의 발표가 없자, 투자자들이 온라인에서 ‘총선 때 보자’는 실시간 검색어 항의시위를 벌였고 누리꾼들의 공방이 이어졌다.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총선 때 보자’가 오른 것은 민심 이반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선거 때 보복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무작정 투자해놓고 정부 탓만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상반된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서 가상화폐 투자로 거액을 잃고 우울증 치료를 받던 20대 휴학생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가상화폐 규제 논란에 대한 첨예한 대립은 이번 주말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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