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나의 어깨 테이프 자국은 도로공사 1위 비결이다

입력 2018-02-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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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 GS칼텍스 경기에서 도로공사 이바나가 GS칼텍스의 블로킹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장충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도로공사 외국인라이트 이바나의 오른 어깨에는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에 따르면 “통증이 꽤 심하다”고 한다.

원래 이바나는 V리그에 오기 전, 어깨 통증이 없었다. 도로공사에서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공격 점유율을 감당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부상 자체가 경기에 못 뛸 정도로 심각하진 않다. 그러나 몸이 재산인 외국인선수라면 굳이 무리를 하지 않으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바나는 마인드 자체가 남달랐다. 아픔 속에서도 출장을 기꺼이 강행하고 있다. 이바나의 프로근성은 ‘도드람 2017~2018 V리그’ 시즌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당시 북핵 사태로 한반도의 긴장감이 극대화됐을 때, 내심 걱정스러웠던 김 감독이 이바나의 심경을 물은 적 있다, 그 무렵 흥국생명 외국인선수 테일러는 안보불안을 이유로 잠시 미국으로 떠나있었다. 그러나 이바나는 “내 조국 세르비아도 한때 분쟁이 심했었다. 괜찮다”며 오히려 코칭스태프를 안심시켰다.

2016~2017시즌 V리그 최하위로 무너졌던 도로공사는 외국인선수 1라운드 트라이아웃에서 이바나를 뽑았다. ‘이바나 효과’는 꼴찌팀을 단숨에 1위로 바꿔놓았다.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 GS칼텍스 경기에서 도로공사 이바나가 리시브 하고 있다. 장충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도로공사는 4일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2(20-25 23-25 31-29 25-15 15-13)로 잡았다. 첫 2세트를 뺏긴 뒤, 내리 3세트를 얻어 뒤집었다.

도로공사 김 감독은 유독 1~2세트 경기력이 떨어지는 팀의 ‘슬로스타트’ 탓에 고민이 작지 않다. 4일 경기를 포함해 최근 6경기 중 5경기에서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그래도 도로공사는 풀세트 5경기에서 3승2패를 거두고 있다. 이바나의 존재감 덕분이다. 도로공사는 3세트 이후 이바나의 공격 점유율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5세트에서도 의존도는 고스란히 이어진다.

GS칼텍스전에서도 이바나는 무려 41득점으로 폭격을 가했다. 그러면서도 공격성공률은 50.66%를 찍었다. GS칼텍스는 알면서도 이바나를 막지 못했다.

1위 도로공사는 시즌 16승(7패)을 거두며 승점 47이 됐다. 5위 GS칼텍스는 승점 22(8승14패)가 됐다.

시즌 초반만 해도 이바나는 세트 후반부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1위 갈림길에 선 후반기 들어 이바나는 오히려 초인적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시즌 외국인선수 때문에 고생이 심했던 도로공사가 이바나 덕분에 버텨내고 있다.

장충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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