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좋은 집’ 감독 “무죄 판결 받았지만, 어떻게 명예 회복할지…” [전문 포함]

입력 2018-02-08 17: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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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좋은 집’의 이수성 감독이 배우 곽현화와의 법정공방 끝에 무죄를 판결 받은 후 자신의 심경을 고백했다.

8일 대법원은 개그우먼 출신 곽현화가 자신이 주연했던 영화 ‘전망좋은 집’(2012)의 이수성 감독을 성폭력처벌법위반 혐의로 고소했던 형사사건에 대해 1심과 2심에 이어 최종적으로 무죄를 판결 확정했다.

위 형사재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이수성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억울한 검찰조사와 형사재판 그리고 고소인 곽현화의 언론플레이 등으로 말할 수 없이 크나 큰 심적 고통과 피해를 겪었다고 이야기하며 심경을 밝혔다. 이하는 이수성 감독이 직접 밝힌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에 대한 심경이다.

<이하 이수성 감독 심경 전문>

“저는 2012년 성에 대한 관념이 정반대인 두 명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전망 좋은 집> 을 만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총제작비가 1억원에 불과한 초저예산 영화였습니다.

저예산영화들이 보통 그렇듯이 영화 <전망좋은 집>도 극장 개봉 수일만에 극장상영이 종료되었고 IP TV 등으로 서비스되었으나 매출은 극히 미미하였는데, 그 무렵 우연히 곽현화 씨와 공동주연을 했던 여배우가 영화제행사에서 넘어지면서 가슴 노출을 하여 크게 화제가 됨으로써 위 영화에 대한 관심까지 높아져 갑자기 IP TV 등 매출이 급격히 늘게 되었습니다.

곽현화 씨가 저를 성폭력범이라고 주장한 이유는 위와 같이 서비스된 영화 <전망좋은 집>의 무삭제판에 곽현화 씨의 가슴노출씬이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곽현화 씨는 감독인 제가 여배우를 속여서 노출촬영을 하고 이후 마음대로 서비스를 하는 파렴치한 짓을 한 것처럼 주장하였는데, 그것은 곽현화 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입니다.

곽현화 씨는 처음에는 그 노출장면의 서비스로 인해 자신이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손해배상액으로 무려 3억원을 요구하였고, 저는 너무나 어이없는 요구에 ‘(민사)재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자’고 말하고 원만한 협상노력을 단념했는데, 전혀 뜻밖에도 곽현화 씨는 민사재판이 아니라 성폭력처벌법위반 형사고소, 즉 영화감독인 저를 중대한 성범죄자로 모는 형사고소를 제기해버렸습니다.

당시 저는 곽현화 씨와 체결한 배우출연계약에서 분명하게 명시된 절차에 따라, 촬영 전에 곽현화씨에게 촬영내용이 기재된 시나리오뿐 아니라 촬영될 장면이 그림으로 표현된 콘티까지 미리 제공하고 가슴노출장면 촬영에 대한 동의를 얻어 촬영을 했었고, 당연한 사실이지만 위 배우출연계약에 명시된 바와 같이 배우의 촬영결과물에 대한 모든 권리는 제작자이자 영화감독인 저에게 있기 때문에 저는 무삭제판에 곽현화 씨의 가슴노출장면을 포함시켰던 것입니다.

곽현화 씨는 마치 제가 영화계에서 문제된 여배우에 대한 성폭력의 가해자인 것처럼 여론몰이를 했습니다만, 무명에 가까운 저예산영화 감독인 저는 오히려 고생하는 스탭들과 배우들에게 충분한 금전적 보상을 해주지 못하는 미안함 때문에 이들을 최대한 인격적으로 대했고, 빠듯한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촬영장면들을 하나 하나 그림으로 표현한 콘티를 제작하여 스텝과 배우들에게 나눠주고 콘티내용에 충실하게 촬영 및 편집을 함으로써 스텝과 배우들이 촬영준비 및 연기를 보다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열악한 여건이나마 최선을 다해 제작진들을 배려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곽현화 씨는 일방적인 주장을 내세우며 영화 총제작비의 3배에 이르는 막대한 돈을 요구하였고,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거부하자 영화감독인 저를 성폭행범이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혐의로 형사고소를 제기하였던 것입니다.

그로부터 3년 동안 저는 검찰의 무혐의처분, 1심부터 대법원까지 3번의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그럴 때마다 곽현화 씨는 인터넷, SNS, 언론인터뷰 심지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저를 매도하고 비방함으로써 저의 명예를 훼손하고 회복할 수 없는 피해와 고통을 주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저는 영화계에서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매장에 가까운 비난과 오해를 받았고, 따돌림을 당했으며 제 소중한 가족이 상처받지 않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불면의 밤들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천만 다행으로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제가 앞으로 감독으로써의 명예를 어떻게 회복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끝으로 최근 영화계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종종 들리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 하면 서도 한편으로는 이러한 사건에 편승해서 저 같은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끝까지 저를 믿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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