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亞선수 최초 빙속 남 1500m 메달 캐냈다

입력 2018-02-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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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김민석.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피드스케이팅 차세대 기대주로 꼽히는 김민석(19·성남시청)이 큰일을 해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깜짝 동메달을 대한민국에 선물했다.

김민석은 1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결승에서 1분44초93을 기록해 키얼트 나위스(네덜란드·1분44초01), 파트릭 루스트(네덜란드·1분44초86)에 이어 3위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와는 불과 0.07초 차이였다.

동계올림픽에서 역사상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아시아 선수가 메달을 딴 것은 김민석이 최초다.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랭킹 14위를 기록하고 있던 김민석은 미래의 빙속 간판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남자 1500m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선수들이 단 한번도 올림픽에서 3위 이내 성적을 내지 못해 메달 후보로 꼽히지 못했다. 그만큼 이날 경기는 극적이었다.

김민석은 15조 인코스에서 월드컵랭킹 16위 하랄드 실로우스(라트비아)와 맞대결을 펼쳤다. 300m 구간을 23.94로 통과하며 상위권과 멀어지는 듯 했지만 중반부터 눈부신 레이스를 펼쳤다. 1100m 구간에서 2위인 1분16초45를 기록했고 최종 1분44초93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을 넘어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첫 번째로 남자 1500m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김민석 뒤에 나선 나머지 6명이 그 이상의 기록을 내지 못하며 동메달을 최종 확정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김민석.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자 1500m 세계랭킹 1위 데니스 유스코프(러시아)가 불참했지만 랭킹 2위 쿤 페르베이(네덜란드), 3위 조이 맨티아(미국)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었다.

김민석은 그동안 꾸준히 기록을 끌어올리며 평창올림픽을 준비해왔다. 일곱 살 때 처음 스케이트에 입문했고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석권하며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주니어 선수 대표팀에 합류한 뒤 처음에는 5000m에 주력하다 1500m로 주종목을 바꿨다. 5000m에서 쌓은 강인한 체력은 이날 레이스의 중반기록을 단축시킨 큰 힘이 됐다.

빠른 성장으로 16세 나이로 처음 국가대표에 선발된 그는 ‘제2의 이승훈’이라고 불리며 기대를 모았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막내로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평가됐지만 4년이나 앞당겨 평창에서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수확하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깜짝스타로 이름을 올렸다.

김민석은 경기 후 플라워세리머니를 마치고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정말 믿기지 않는다. 모두 국민들의 성원 덕분이다. 마지막 조 경기를 볼 때까지 조마조마했다. 700m 지점을 지나고 내 이름을 불러주는 관중들의 함성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함성이 정말 큰 역할을 해줬다”며 “아시아 최초라는 타이틀 자체가 큰 영광이다. 팀 추월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겠다”며 활짝 웃었다.


■ 김민석은?

▲1999년 6월 14일 출생(19세)
▲키 178㎝·몸무게 73㎏
▲평촌중~평촌고~성남시청
▲주요 성적=2017년 삿포로 아시안게임 1500m·팀 추월 금메달
▲2017~2018 월드컵시리즈 종합 1500m 10위(2017년 12월 기준)

강릉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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