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웬디와 이야기 하실래요?”…AI와 K-POP의 이유 있는 동맹

입력 2018-02-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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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사람 모습의 홀로그램에 AI플랫폼 ‘누구’를 결합한 ‘홀로박스’를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8에서 공개한다. 사진제공|SK텔레콤

SKT, AI 홀로그램 ‘홀로박스’ 공개 앞둬
상호 지분투자 SM엔터와 협업한 결과물
IT·연예 합종연횡…기술·콘텐츠 교류 ‘윈윈’


정보기술(IT)기업과 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연예인 이미지를 일회성으로 소모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IT기업의 기술과 플랫폼 위에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접목하는 움직임이 특징이다.

특히 현재 한류를 대표하는 킬러 콘텐츠인 K-POP과의 작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인공지능(AI)스피커를 이용한 음원 활용이 활발하고, 최근에는 AI 기술이 접목된 홀로그램에서도 연예인은 인기 콘텐츠이다.

SK텔레콤은 사람 모양의 아바타와 마주보며 대화하는 ‘홀로박스’를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8(MWC 2018)’에서 공개한다. 차세대 미디어 기술인 홀로그램에 AI플랫폼 ‘누구’를 결합한 서비스다. 홀로박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웬디다. 얼마전 SK텔레콤과 SM이 상호 계열사 지분 인수를 통해 맺은 전략적 제휴의 성과물이다.

사용자는 높이 365mm, 지름 170mm 크기 원통형 홀로박스에 고화질 이미지로 등장한 웬디의 아바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야기의 맥락을 이해하는 AI, 몸짓과 표정까지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음성 입출력이 가능한 마이크 등을 통해서다.

사진제공|SK텔레콤


‘홀로박스’는 음악 스트리밍이나 스마트홈 등과도 연동된다.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만큼 5G가 상용화되면 활용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스타 파워와 콘텐츠 제작역량을 보유한 SM과 홀로박스 관련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IT기업과 연예기획사의 협업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그 중심엔 AI스피커가 있다. AI스피커를 보유한 IT기업들은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음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았고, 네이버는 지분투자를 통해 YG엔터테인먼트와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지니뮤직을 통해 YG와 신규 음원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음원 서비스가 없던 SK텔레콤은 최근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계 대형 기획사와 손잡고 새로운 음원 플랫폼을 출시하는 한편 자회사 아이리버를 통해 3사의 음원 유통까지 맡았다.

유저와 상호작용이 활발한 콘텐츠인 게임도 K-POP 스타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에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준비 중인 ‘BTS월드’가 대표적이다. 그룹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장르로,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1만장 이상의 독점화보와 게임 내 신곡 공개 등 기존 연예인 활용 게임과는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해 성과가 주목된다.

업계에선 IT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과의 협업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AI와 홀로그램 등 신기술에 목마른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플랫폼을 키울 콘텐츠와 해외진출에 목마른 IT산업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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