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원 개척’ 썰매·컬링·스노보드, ‘반짝’에 그쳐선 안 된다

입력 2018-02-2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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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스켈레톤대표 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컬링, 알파인 스노보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새로운 지평을 연 종목이다. 봅슬레이 4인승의 원윤종·김동현·전정린·서영우, 스켈레톤 윤성빈, 여자컬링대표팀(김은정·김경애·김선영·김영미·김초희), 스노보드 이상호가 따낸 메달의 의미가 큰 이유다. 1992알베르빌동계올림픽부터 2014소치동계올림픽까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 편중했던 소위 ‘메달 편식’ 현상을 없앴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큰데, 해당 종목의 ‘불모지’에 가까웠던 과거를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에 따라 올림픽 시즌이 되면 빙상종목에만 쏠렸던 시선이 분산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한국이 동계종목의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4년 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을 준비할 때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주목 받을 터다. 당연히 해당 종목 선수들의 부담감과 책임감은 가중할 수밖에 없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신기원을 개척한 데 따른 반대급부”라고 말했다.

여자 컬링 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장 중요한 것은 올림픽 시즌 때만 관심을 받아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종목인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도 월드컵시리즈와 세계선수권 등 권위 있는 국제대회가 아니면 관심도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요소를 만드는 것은 협회와 연맹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여자컬링대표팀 김민정 감독이 25일 스웨덴과 결승전을 마친 뒤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미래를 볼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연구했으면 한다. 평창올림픽에서 결과를 보여줬듯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얻을 수 있는 종목”이라고 밝힌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대한스키협회가 2016~2017시즌부터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선 덕분에 이름을 알리고 올림픽에서 화룡점정을 찍은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이상호가 좋은 예다.

신기원을 연 종목 선수들의 험난했던 여정이 평창올림픽에서 끝나선 안 된다. 지금의 영광이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국 체육계가 무거운 과제를 떠안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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