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복권, 나눔로또 10년 집권 무너뜨리다

입력 2018-03-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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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섭 제주반도체 대표이사(왼쪽 다섯 번째)가 2월26일 동행복권 컨소시엄 출범식에서 컨소시엄 업체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동행복권 컨소시엄이 4기 복권수탁사업자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 복권수탁사업자 우선협상자에 선정


사업경험 매출 등서 열세 예상 뒤집어
유진기업·인터파크는 심사결과 충격
시중은행 참여 난항 등이 본 계약 과제

4기 복권수탁사업자 우선협상자 선정에서 동행복권 컨소시엄이 선정되면서 10년간 복권사업을 독점했던 나눔로또(1대 주주 유진기업)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9일 차기 복권수탁사업자 입찰에서 제주반도체(43.7%), 한국전자금융(21.5%), 에스넷시스템(12.0%), 케이뱅크(1.0%) 등으로 구성된 동행복권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동행복권 컨소시엄은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 10년 간 나눔로또라는 이름으로 복권사업을 운영했던 유진그룹(나눔로또 컨소시엄), 온·오프라인 발권사업을 강점으로 내세운 인터파크(인터파크 컨소시엄)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경쟁했다.

당초에는 사업 경험이나 매출 규모 등에서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동행복권 측이 불리하다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심사 최종 결과는 동행복권 91.0751점, 인터파크(90.5663점), 나눔로또(89.6716점) 순이었다. 동행복권은 기술 부문에서는 3개 컨소시엄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으나 가격 부문에서 만점을 받아 사업권을 따냈다. 경쟁자들에 비해 0.2% 가량 낮은 1.12%의 수수료율을 제시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사실상 가격 후려치기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입찰금액을 적어내 이달에 예정된 복권사업자 본 계약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본 계약까지 당첨금 지급 업무를 위한 시중은행 참여가 필수인데 수익률이 낮아져 은행들이 제휴를 꺼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낮은 입찰가를 만회하기 위해 비용절감에 나서는 과정에서 각종 복권사고가 생길 여지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 4기 사업자부터 복권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사업역량을 어떻게 갖출지도 관건이다.

한편, 세 후보 중 가장 약체로 평가됐던 동행복권에 불의의 일격을 맞은 후보 업체들은 아쉬움이 짙다. 특히 나눔로또(유진기업)는 기존 사업자라는 유리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심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충격이 남다르다. 10년간 지속했던 사업에서 철수해야 하는 부담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 역시 쇼핑, 도서, 여행, 티켓, 공연 등 사업다각화 속에서 복권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었으나 무산되자 실망한 분위기라고 전해진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조달청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행복권 컨소시엄과 기술협상을 한 뒤 이달 중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4기 복권수탁사업자는 12월부터 5년간 로또, 즉석식 복권 등 복권사업을 수탁해 운영하게 된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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