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이진우·조규태, 몰라보게 빨라졌네

입력 2018-03-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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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조규태(오른쪽)

경정 ‘전반기 주목해야할 선수’

이진우 벌써 우승 2회…인빠지기 장점
‘1착 1회·2착 3회’ 조규태 휘감기 고수


후배 기수들의 선전이 한파로 임시 휴장했던 미사리 경정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들 중 특히 13기 이진우(30세, A2등급)와 14기 조규태(32세, B2등급)가 시즌 초반 꾸준하게 입상권에 오르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후보생 시절 모의 경주 성적이 가장 좋았던 이진우는 데뷔 당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극도의 긴장감으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지 못했다. 데뷔 첫 해인 2014년 후반기 성적은 2착 2회, 3착 5회가 전부였고, 이듬해에도 단 1승만 거두고 입상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차츰 경주 경험이 쌓이면서 그동안 숨겨져 있던 그의 진가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16년 1착 6회, 2착 9회, 3착 12회를 기록해 선배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해에는 1착 13회, 2착 11회, 3착 14회로 승률이 두 배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제는 복병급 전력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와 함께 올 시즌에도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올해 현재까지 7번 경주에 출전해 1착 2회, 2착 2회, 3착 1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진우 상승세의 원동력으로는 먼저 고감도 스타트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전반기 평균 스타트타임 0.19초, 후반기 0.13초의 위력적인 시속을 선보이며 흐름을 주도했고, 올 시즌도 0.21초로 좋은 감을 유지 중이다. 두 번째로는 인빠지기 승부가 확실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코스에서 58%의 승률을 기록했고 올 시즌은 승률 100%다. 단순히 스타트만 빠른 것이 아니라, 운영 능력을 보강해 전 코스에서 선두권에 올라설 수 있는 전천후 선수로 올라선 만큼 남은 경주에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뷔 2년차에 접어든 조규태의 올 시즌 성장세 또한 이진우 못지않게 가파르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음에도 실전 경험과 전개 능력 부족으로 지난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1착 3회, 2착 3회, 3착 10회를 거뒀으나 과정을 보면 입상에 대한 욕심이 너무 앞서 실격이 잦았다. 더구나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스타트에 대한 자신감까지 잃어 점점 팬들의 기억에서 멀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부진 탈출에 성공하고 있다. 현재 7번 경주에 출전해 우승 1회, 2착 3회, 3착 1회를 기록 중이며, 평균 스타트도 0.20초로 시속을 끌어 올리고 있다. 아직까지 아웃코스 극복 능력은 부족하지만 인코스, 센터코스에서는 입상권이라는 평가다. 10회차 수요일 8경주에서는 2코스에서 휘감기로 안지민과 동반 입상해 쌍승식 72.6배, 삼쌍승식 136.9배의 준수한 배당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경정 전문가들은 “13, 14기 선수들의 경우 선배 기수 보다 후보생 시절이 더 길어 기량들이 기본적으로 우수하다. 따라서 자신감이 언제 폭발하느냐가 관건인데 지정훈련에서의 컨디션과 배정받은 모터의 기력, 편성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본다면 경주를 분석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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