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김정은·강아정, 누군가는 첫 우승 기쁨 누린다

입력 2018-03-19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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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김정은-청주 KB스타즈 강아정(오른쪽). 스포츠동아DB

프로스포츠 선수들에게 ‘우승’은 쉽게 얻을 수 있는 성과가 아니다. 우승 경험은 커리어의 격을 높여주는 요소다. 아무리 리그 정상급의 기량을 가진 선수라 할지라도 우승 경험이 없다면 ‘무관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김정은(31)과 청주 KB스타즈의 강아정(29)은 기량 면에서는 이미 리그 최고 반열에 올라 있는 선수들이지만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둘은 데뷔 이전 ‘초고교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은은 2006년 드래프트 1순위로 부천 KEB하나은행의 전신인 신세계에 입단했고, 강아정은 2008년 드래프트 1순위로 KB스타즈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시절부터 팀의 주축선수로 활약하면서 나란히 국가대표에도 선발되는 등 프로선수로서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러나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어느덧 김정은은 프로 12년차, 강아정은 10년차의 베테랑이 됐다. 오랫동안 우승을 기다렸던 이들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김정은이 속한 우리은행과 강아정이 주축인 KB스타즈는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서 우승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던 김정은은 우리은행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우승’이었다, 일단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첫 번째 목표는 달성했다. 김정은은 현재 무릎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생애 첫 통합우승을 위해 이 악물고 버티는 중이다. 김정은은 지난 17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14점을 올리며 팀 승리(63-57)에 기여했다. 통합우승까지는 2승만이 남았다.

KB스타즈는 비록 1차전을 내줬지만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KB스타즈는 강아정 뿐 아니라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신한은행과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접전을 펼쳐 체력이 고갈된 상태지만, 첫 우승을 향한 정신력으로 버티는 중이다. 지금 이들에게 첫 우승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관의 베테랑’ 김정은과 강아정. 과연 첫 우승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그 기쁨을 누리는 것은 애석하게도 둘 중 한 명 뿐이다. 한 명은 또다시 눈물을 흘려야만 한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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