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 스포츠단 연쇄적 경영진단은 왜?

입력 2018-03-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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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삼성화재

삼성화재 배구단은 1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렀다. 1년 농사를 결정짓는 큰 경기에 삼성화재 사무국장은 현장에 없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19일 “정례적인 감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왜 하필 이런 중대한 시기에 감사가 진행되는지에 관해 삼성화재는 “(정확한 배경, 감사의 범위는) 모른다”고 말했다. 사무국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배구계에서는 “삼성화재 사무국이 최근 배구계 현안에 대해 (자체적 의견을 내지 않고) 타 구단에 위임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사실상 사무국의 업무가 최소화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배구단뿐 아니라 삼성 축구단(수원삼성)도 감사 범위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미 야구단은 2017년 ‘경영진단’을 받았다. 일련의 작업은 삼성 스포츠단을 총괄하는 제일기획이 주관한다.

사진제공|수원삼성


감사와 경영진단은 어감은 달라도, 본질은 같다. 조직 안에 비효율 혹은 적폐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삼성 스포츠단은 정기적으로 감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례적으로 그럴만한’ 상황일 때 감사를 한다. 가령 야구단에서 도박 스캔들이 불거졌을 때, 외국인 스카우트에서 비효율이 발생했다고 추정됐을 때 경영진단이 이뤄졌다.

배구단은 신치용 단장의 2선후퇴로 수뇌부가 교체됐다. 구단주나 사장이 바뀌면 일종의 쇄신 차원에서 감사가 이뤄지는 그룹도 있다. 그러나 삼성 스포츠단은 꼭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점에서 제일기획의 움직임이 삼성 스포츠단의 내부 비효율을 털기 위해서인지, 분위기 전환 차원인지, 정례적 일정인지 의도가 분명치 않다. 다만 어느 경우라도 대한민국 최대 기업인 삼성의 행보에 프로스포츠계 전체가 영향 받을 것은 확실시된다. 좋게 보면 투명경영, 그렇지 않게 보면 긴축경영의 흐름이 제일기획의 우산 아래 있는 삼성 스포츠단 안에서부터 선명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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