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특집] 별이 지고 별이 뜨고…‘말춤’ 추던 광장이 ‘촛불’로 물들기까지

입력 2018-03-2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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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 한국 연예계 10년

최진실·장자연 죽음 사회적 큰 반향
전 세계인을 홀린 싸이 ‘강남스타일’
오디션·리얼버라이어티 예능 열풍
방탄소년단 등 케이팝 글로벌 인기


스포츠동아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지면 보도로 본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지난 10년을 되짚었다. ‘10을 만나다’는 2008년 3월24일부터 2018년 3월22일까지 스포츠동아 지면을 통해 보도된 수많은 뉴스 중 엔터테인먼트의 흐름을 바꿔놓은 10가지를 선정했다.

故 배우 최진실. 사진제공|MBC 라이프


① 별이 떠나가다…고 최진실

믿기지 않고, 믿을 수도 없는 죽음이다. 2008년 10월2일 새벽, 최진실이 떠났다. 당대 최고의 여배우로 통하는 스타의 죽음은 충격 그 자체였다. 비보가 전해지기 불과 며칠 전까지 자신을 음해하는 루머를 퍼트린 악플러를 경찰에 신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인 탓에 사망 소식은 더욱 믿기지 않았다. 최진실의 죽음은 연예계를 넘어 사회적인 메시지도 던졌다. 사망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온라인 악성 댓글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연예인이 시달리는 우울증의 심각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악성댓글과 우울증의 문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말 못 할 고통을 겪다 스스로 눈을 감은 ‘별’은 그 뒤에도 이어졌다. 2010년엔 배우 박용하가, 지난해엔 그룹 샤이니의 종현 역시 짧은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걸그룹 소녀시대.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② ‘걸그룹 20년’…소녀시대

소녀시대는 국내 가요계에서 해체 없이 10년 동안 활동해온 유일한 걸그룹이다. 1세대부터 2세대 걸그룹들이 7년 차 징크스를 이기지 못하고 해체한 반면 소녀시대는 “지금은 소녀시대!”를 10년이나 외쳤다. 현재는 멤버 가운데 티파니와 수영, 서현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와 개별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소녀시대는 “앞으로도 소녀시대, 영원히 소녀시대”다. 뿐만 아니라 소녀시대가 걸어온 발자취는 그해 완성된 ‘걸그룹 탄생 20년’에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1997년 데뷔한 S.E.S.로 시작된 걸그룹 열풍은 2, 3세대까지 이어지며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가고 있다. 팬덤의 지지와 소비, 대중의 호감도 등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완벽한 균형을 이루면서 ‘국민 걸그룹’이라는 반열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故 배우 장자연. 사진제공|KBS


③ 탐욕에 스러진 꽃, 연예계 추악한 이면…장자연

처음엔 한 낯선 연기자의 부고였다. 하지만 그가 남긴 문서는 그동안 숨겨졌던 연예계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2009년 3월7일 장자연이라는 이름의 연기자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KBS 2TV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 등에 출연했다는 그는 죽음을 통해 연예계의 추악한 이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가 남긴 것으로 알려진 문건은 당시 소속사 측이 유력 인사들에 대한 술접대 자리에 그를 불러내고 성접대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불러왔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소속사 관계자를 제외하고 사건의 실체조차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처벌받은 유력 인사 또한 없었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의 물결 속에서 당시 사건의 진실이 규명됐다면 현재 상황은 달라졌을까.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6일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조사 여부를 결정한다. 그리고 18만여 명의 시민들이 관련 재조사를 국민청원하는 중이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④ ‘강남스타일’ 신드롬…싸이

2012년 싸이는 위대했다. ‘강남스타일’이란 노래로 전 세계인으로 하여금 ‘말춤’을 추게 했고, 남의 나라 일인 줄 알았던 빌보드의 정상정복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그해 11월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2만 명과 말춤을 추고, 마돈나의 콘서트에 깜짝 등장해 합동무대를 꾸민 일은 지금도 전율을 일으키게 하는 명장면이다. 한국어로 된 노래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걸 그는 온몸으로 보여줬다. 2012년 9월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핫100에서 64위로 첫 진입한 후 7주 연속 2위를 차지했고,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수에 관한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22일 현재 약 31억2542만7700회라는 천문학적인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머코드는 인종과 언어를 초월하는 전 세계인의 공통적인 감성이라는 사실도 재확인시켰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왼쪽)과 김수현. 사진제공|SBS


⑤ 중국의 한류 광풍…전지현·김수현

한류가 10여년 만에 중국을 강타했다. 2013년 12월18일 방송을 시작해 2014년 2월27일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인기가 대륙을 점령하며 거센 한류 바람을 일으켰다. 주인공인 전지현과 김수현은 한류스타로 주목받았고, 이들이 사용한 의상과 화장품 등도 화제를 모았다. 극중 전지현의 대사 한마디로 ‘치맥’은 새로운 한류문화가 됐다. 관광객이 치맥을 즐기기 위해 6000명이 동시 입국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대 명절인 춘절에는 서울 명동과 촬영지 등이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년 뒤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송중기와 송혜교가 그 열기를 이어갔다. 걷잡을 수 없는 신드롬에 중국 정부가 나서 한류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공안부가 “드라마를 시청하면 위험할 수 있다. ‘송중기 상사병’을 주의하라”는 경고문을 게시할 만큼 한류는 대단했다.

그룹 워너원.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⑥ 오디션 ‘열풍’…워너원

역대급 ‘히트 상품’이 탄생했다. “국민 프로듀서님”이 선택한 11명의 아이돌 가수. 2017년 4월 방송한 케이블채널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만들어진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이 각종 업계를 휩쓰는 ‘괴력’을 보여줬다. 데뷔 콘서트에는 2만여 명이 몰렸고, 그해 데뷔한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앨범 판매량이 100만 장이 넘었다. 최근 발표한 두 번째 미니앨범도 사전주문량 70만장을 넘기며 ‘더블 밀리언셀러’에 도전한다. 워너원이라는 ‘성공 모델’이 뚜렷하게 제시되자 각 방송사에서는 ‘프로듀스 101’과 비슷한 포맷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였다. 대중의 관심은 ‘프로듀스 10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지만 오디션 열풍은 앞으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가수 전인권. 사진제공|다산아이엔지


⑦ 2016년 겨울의 광장, 스타들도 촛불을 들었다…전인권

그해 겨울은 뜨거웠다. 권력을 사유화한 대통령과 나랏일을 농단한 한 여자, 그리고 이들에 빌붙은 알량한 권력에 온 국민은 분노했다. 그들 사이에 스타들도 있었다. 스타들은 광장에서 국정농단의 무리들을 규탄하고 풍자했다. 양희은을 비롯해 이승환, 한영애 등 가수들은 무대에서 노래했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빅뱅의 ‘뱅뱅뱅’도 거리로 나선 시민들의 입에서 입으로 울려 퍼지며 ‘저항의 노래’가 됐다. 그해 11월19일 거친 쇳소리로 ‘애국가’를 절규한 전인권은 ‘나라다운 나라’를 바라는 전 국민적 공감의 뚜렷한 상징이었다. 전인권은 2014년 세월호 참사가 가져다준 충격 이후 “‘애국가’를 정말 처절하게 불러 보고 싶었다”면서 “대중의 애환이든, 메시지든, 하나의 주제를 함께 느끼고 함께 부르는” 가수의 또 다른 본분을 말했다.

김태호 PD(왼쪽)-나영석 PD. 사진|MBC·동아닷컴DB


⑧ 리얼버라이어티 전성시대…김태호·나영석

각양각색의 리얼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2015년 3월 방송을 시작한 SBS ‘불타는 청춘’은 중년스타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아 3년째 방영중이다. 폐지된 KBS 2TV ‘투명인간’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각각 실제 회사와 ‘TV 속 TV’라는 독특한 공간을 배경으로 해 신선함을 안겼다. 채널A ‘개밥 주는 남자’와 JTBC ‘마리와 나’에는 반려견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지금처럼 리얼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이 다양성과 높은 완성도를 추구할 수 있었던 데에는 김태호 PD와 나영석 PD의 역할이 컸다는 데 이견을 찾기 어렵다. 김 PD는 MBC ‘무한도전’을 13년 연출했으며, 나 PD는 KBS 2TV ‘1박 2일’을 시작으로 tvN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윤식당’ 등을 만들었다.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⑨ 케이팝의 세계적 열풍 이끌어…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은 그야말로 케이팝의 ‘금자탑’을 쌓았고, 새로운 길을 열었으며, 케이팝의 영향력을 확장시켰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미국 빌보드200에 음반 4장 연속 진입, 2억 조회수 뮤직비디오 7편, 빌보드뮤직어워즈 ‘톱 소셜 아티스트’ 수상 및 아메리칸뮤직어워즈 축하공연(2017) 등은 이들의 빛나는 ‘훈장’이다. 특히 한순간의 ‘바람’이 아니라 세계의 음악팬들과 미디어가 늘 주목하는 슈퍼스타 반열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성과는 혁혁하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성과는 국내 음악산업 관계자들로 하여금 케이팝의 해외진출에 새로운 가능성을 자각시켰다. 굳이 영어 노래가 아니어도, 현지에 머물며 지속적인 프로모션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세계인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동시에 SNS 등 온라인 미디어 활용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줬다.

장동건(왼쪽)·고소영 부부. 사진제공|AM엔터테인먼트


⑩ 스타 커플들의 로맨스 결실…장·고 커플

2010년 5월2일 이후 우리도 더는 할리우드의 톱스타 커플을 부러워하지 않게 됐다. 이날 장동건과 고소영이 부부가 되면서 ‘장·고 커플’이 탄생했다. 이들은 당시 세계적인 커플로 통한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를 빗댄 ‘한국의 브란젤리나’라는 호칭까지 얻었다. ‘장·고 커플’의 결혼식 날짜와 장소는 스포츠동아 단독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햇수로 9년이 지난 지금, 1남 1녀를 낳고 금슬 좋은 스타 부부로 대중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들이 물꼬를 튼 덕분에 이후 스타 커플은 꾸준히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백년가약을 맺은 ‘송·송 커플’ 송중기·송혜교도 그중 하나. 인기와 영향력, 경제력까지 두루 갖춘 스타들의 만남이 앞으로도 계속되길!

[스포츠동아 엔터테인먼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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