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 수비강화의 핵심 ‘철의 장막’ 발렌티노스

입력 2018-03-27 07: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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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지난 시즌과 달라진 강원FC의 가장 큰 모습을 꼽으라면 단연 수비다.

달라진 수비의 중심에는 ‘키프로스 특급수비수’ 발렌티노스가 있다. 발렌티노스는 지난 시즌 처음 강원FC와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7경기를 출전한 뒤부터 그를 경기장에서 볼 순 없었다. 훈련 도중 우측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을 조기마감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발렌티노스는 2018시즌 화려하게 복귀했다. 구단 도움 속에서 재활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결혼까지 하며 안정된 삶을 찾았다. 강원FC의 연승행진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발렌티노스 효과는 지난 3일 열린 2018 K리그1 1라운드 춘천 홈 개막전부터 확실하게 드러났다. 이날 경기 강원FC는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의 용병 무고사에게 1실점했지만 90분 내내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했다.

발렌티노스는 최후방에서 수비라인을 조율하며 무고사를 꽁꽁 틀어막았다. 이날 경기 내내 무고사는 좋은 찬스를 맞이할 수 있는 기회에서 발렌티노스에게 번번이 막히며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지 못했다.

2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는 제공권에서도 강점을 드러내며 어느 하나 부족함 없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역전골로 2-1로 강원FC가 앞서가게 된 60분 이후부터 FC서울이 매섭게 공격해 왔다.

그러나 발렌티노스는 75분까지 단 한 차례의 돌파도 허용하지 않았으며 상대 공격수와의 공중볼 경합을 모두 따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3라운드 상주상무와의 홈 경기에서도 발렌티노스는 통곡의 벽이라 불릴 만큼 최후방 수비라인에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멋진 수비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특히 전반 12분 상주상무의 홍철이 주민규를 향해 올려준 얼리크로스를 빠른 판단력으로 컷트해낸 장면은 그의 영리함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만약 그대로 크로스가 연결됐다면 영락없이 골로 연결될 수 있는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렌티노스는 “하루하루 훈련을 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런 훈련 자세가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최근 활약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지난 시즌 부상 때문에 나 스스로도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부상 부위가 완벽히 치료됐고 현재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앞으로 더욱 성공할 수 있는 클럽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발렌티노스는 사실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의 경력을 살펴보면 그가 왜 강원FC 수비진 안정화의 핵심이 될 수 있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올해로 29세인 발렌티노스는 고국인 키프로스에서 2010년 20세의 나이로 일찌감치 키프로스 국가대표에 데뷔했다. 2012년에는 키프로스 올해의 유소년 선수상을 수상했고 2014년 키프로스 명문 AEL 리마솔에 둥지를 틀었다. 2014~2015시즌에는 AEL라마솔 소속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 무대에서 뛰었을 정도로 큰 무대 경험을 갖고 있는 베테랑 수비수다.

부상에서 화려하게 복귀한 발렌티노스를 중심으로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다른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강원FC. 올 시즌 그가 건재하게 버티고 있는 한 강원FC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전망이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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